AI 재생성 기사
보험업계의 핵심 판매 채널인 보험설계사 직군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며 업계 전반에 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난달 20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 설계사의 평균 연령이 51.4세에 이르렀으며, 신규 유입 인력 중 20대 비율은 전체의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40~60대 중장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 설계사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젊은 세대의 설계사 직군 기피 현상은 업계의 오랜 숙제로 남아있다. 위촉계약 중심의 불안정한 소득 구조와 직업으로서의 정체성 부재, 낮은 사회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설계사 초년생의 연간 소득이 3000만원 초반에 그치며 젊은 층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이 현실이다.
고령 설계사들의 기존 고객 관리 역량은 뛰어나지만, 신규 고객 창출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주요 문제다. 복잡해지는 상품 구조와 부족한 교육 인프라 간의 격차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의 교육 콘텐츠와 시설 부족은 고령 신규 이직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디지털 도구 활용과 교육 표준화 강화를 통한 지원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I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는데, 복잡한 특약 설명과 위험 분석은 AI가 담당하고, 설계사가 신뢰 기반의 관계 형성과 생애주기 상담에 집중하는 '보조형 전문직' 모델이 제안되고 있다.
50~60대 설계사들의 고객관리 역량과 관계 구축 능력은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는 직장인과 전문직 대상 N잡러 조직을 확대해 월 100만원대 부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업 중심 채널이 유연한 고객관리 직종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보험 상품 역시 두 갈래로 재편될 전망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단순 직관형 상품과, 설계사가 직접 설명하고 맞춤 조정하는 복잡한 '집사형 보험'으로 구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품 설명서를 꼼꼼히 읽지 않는 세대가 증가하며 기본 보험 이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설계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상욱 한국보험교육연구원장은 "어려운 내용은 쉽게, 쉬운 내용은 재밌게, 재미있는 내용은 깊이 있게 가르치는 방식이 정착돼야 한다"며 보험교육의 혁신을 강조했다. 보건, 환경, 기후 등 학습자의 관심사와 연계한 사례 제시가 설계사의 상담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고령화와 소비자의 보험 이해력 저하가 동시에 심화되는 미래를 대비해 교육 인프라 확충과 AI와 사람의 역할 분담, 설계사 채널의 지속 가능성 설계가 중요하다"며 업계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보험산업의 경쟁력과 신뢰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