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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벌고”… 외국계 보험사, 국부 유출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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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한국에서 거둔 이익을 배당과 내부거래를 통해 해외 본사로 이전하는 구조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라이나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등 주요 외국계 보험사들은 지난해에도 배당금과 재보험료, 경영지원 수수료 등의 방식으로 수천억원을 해외로 보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3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당기순이익 4643억원의 64.6%에 해당한다. 처브(Chubb) 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나생명은 최근 몇 년간 3000억원 안팎의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국내에서 창출한 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 본사로 이전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는 한 배당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제한적이어서, 올해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약 3066억원을 배당금으로 본사에 지급했다. 여기에 본사 및 해외 특수관계사에 지급한 경영지원 수수료 약 120억원을 더하면, 연간 순이익 1298억원의 2.5배에 달하는 약 3186억원 규모의 자산이 본사로 환류된 것으로 집계됐다.

AIA생명은 지난해 재보험 비용으로 약 2200억원을 계상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협약 관계인 홍콩 본사와 해외 계열사 리스크 관리 명목으로 이전됐다. 또한 IT 및 자산운용 위탁 수수료 등 경영지원 명목으로 본사와 해외 관계사에 5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 비용은 영업비용으로 처리돼 장부상 순이익을 낮추고 국내 법인세 부담을 줄이면서 실질적인 이익은 해외 본사로 이전되는 구조라고 설명된다.

이러한 자산 이전은 현행 제도상 모두 합법이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K-ICS)비율을 통해 과도한 배당 여부를 모니터링하지만, 재보험 계약이나 경영지원 수수료 같은 특수관계자 간 거래는 기업 간 사적 계약으로 분류돼 별도의 규제 상한이 없다. 이 때문에 매년 감사보고서에서 유사한 자금 환류 구조가 확인되지만, 이를 제어하거나 재설계하기 위한 정책적 논의는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내 전략적인 부분들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계 기업의 경우 회사 지배구조 내에서 회계 처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어 관련 규제나 기준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공시될 감사보고서에서 유사한 자금 환류 구조가 다시 확인될 경우,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기여도와 환원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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