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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부지급 증가"…실손보험 제도 재정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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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와 관련한 실손보험금 지급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약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현장의 판단과 보험사의 지급 기준이 일치하지 않아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공동주최한 토론회가 21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백내장 부지급 사례로 본 실손보험금 현실과 개선 방향’을 주제로 한 이 자리에서는 비급여 항목 중 백내장 수술 보험금 분쟁이 급증한 현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민 의원은 백내장 수술 후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 이상 비용을 부담하고도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한 ‘실손보험 관련 피해구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피해구제 331건 가운데 298건이 계약불이행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90%에 해당한다. 소비자원은 도수치료와 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적게 지급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민 의원은 백내장 수술 후 입원에 대한 보험금 지급 거부가 2022년 대법원 판결 이후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해당 판결에서 백내장 수술은 원칙적으로 통원치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수술 준비부터 종료까지 2시간 내외로 짧은 점, 부작용이 적은 점, 6시간 체류가 실질적 입원으로 보기 어려운 점, 포괄수가제 적용이 행정적 요건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입원 필요성을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판례 이후 보험사들이 지급 기준을 변경했고, 입원으로 청구된 실손보험금이 부지급 처리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2023 주요수술통계 연보’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은 연 63만7879건으로 국내 다빈도 수술 1위이자 입원 다빈도 상병 1위다. 평균 입원일수는 1.1일로 전체 평균 5.6일에 비해 짧아 대부분 당일 입원이나 낮병동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내장이 흔한 수술이지만 입원과 통원 여부에 따라 보상 금액이 달라 분쟁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이 통원이 원칙이라고 제시했지만 고령자나 합병증 위험군 등 경과를 살펴봐야 하는 환자가 있어 간극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간극이 해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며 보험사의 비대면 의료자문 관행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가 자문의사 정보와 판단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익명에 가까운 자문 한 장으로 입원 필요성을 좁게 해석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기관의 소극적인 조정 기능도 문제를 키운다며 감독이 늦으면 피해가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돌아가고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소비자뿐 아니라 보험사에도 장기적인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민병진 한국손해사정사회 전 부회장은 보험금 지급 심사 구조 자체가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가 결격 사유가 없어도 자문을 남용해 부지급 판단을 내리고 소비자가 강하게 어필하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근거로 수사기관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건전한 보험문화가 저해되고 보험금 청구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민 전 부회장은 자문의사 선정과 질의 작성, 자문 결과 해석 등 모든 절차가 보험사 중심으로 이뤄져 동일 기관과 동일 의사에게 반복적으로 자문이 몰리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의료자문 기준의 표준화, 자문의사 실명 공개, 독립손해사정사 참여 확대, 무작위 배정 방식의 자문선정위원회 도입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부회장은 실손보험의 입원과 통원 구분 중심 제도가 의료현장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실손보험이 환자의 안전, 회복 위험도, 의학적 필요성 같은 본질적 요소를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입원 여부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입원 여부가 아닌 치료의 필요성과 적정성 중심의 보험금 지급 기준 마련, 환자를 진료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는 시스템 구축, 외래와 입원의 이분화된 보상체계를 개선한 합리적 약관 설계, 환자의 건강권과 적정 의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언했다.

이 부회장은 해외는 외래 중심 치료가 확산되는 추세지만 한국만 유독 입원 중심 진료가 유지되는 이유가 입원과 통원 보상 격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보험사가 의학적 판단권을 행사해 환자는 치료 선택권에 제한을 받고 의사는 진료권 침해를 얻어 의료의 본질이 훼손되는 일이라고 그는 전했다. 이어 입원 여부가 아니라 치료 필요성과 적정성을 중심으로 보험금 판단 기준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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