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부터 전국 약국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 ‘실손24’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 데 이어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확대됐다.
‘실손24’는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가입자가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청구를 요청하면 진료비 계산서, 처방전, 약제비 영수증 등이 암호화된 상태로 보험사에 자동 전송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는 저장되지 않고 실시간으로 우회 전송되는 구조다.
대한약사회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약국에 별도의 행정업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환자가 앱에서 청구를 요청할 때만 약제비 영수증이 자동으로 암호화 전송되며, 약국 직원의 클릭이나 수기 입력은 필요 없다. 이에 따라 종이서류 발급 절차가 사라지고 민원과 행정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노수진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이 시스템이 환자 주도형 구조라며 약국이 보험 청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요청에 따라 자동 전송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 약국에는 별도의 비용이나 행정 부담이 없고, 보험사도 약국 DB에 접근할 수 없으며 모든 데이터가 암호화 처리된다고 덧붙였다.
9월 기준 실손24 누적 가입자는 187만명, 누적 청구 건수는 60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21일 기준 약국과 의원의 참여 완료율은 6.9%(6630곳)로 한 달 만에 두 배(3478곳) 이상 증가했다. 약국용 실손보험 청구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제도 시행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한약사회는 제도 시행에 맞춰 PharmIT3000과 PM+20 프로그램에 실손24 연동을 적용했다. 유팜 등 민간 청구 프로그램은 개별 핀테크 업체와의 연동이 진행 중이다. 이윤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이사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이 국민과 약국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한약사회는 실손24뿐 아니라 약국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민간 핀테크 연동도 병행할 계획이며, 실손전산시스템운영위원회와 의약단체 공동 대응을 통해 약국 현장의 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해 자녀 등 가족이 대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제3자 청구’ 기능과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나의 자녀청구’ 기능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자주 이용하는 요양기관이 실손24에 연계되지 않은 경우 소비자가 ‘참여 요청하기’를 통해 해당 기관의 참여를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실손24 참여 약국에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오는 11월부터 일반보험료 3~5% 할인이, 내년 1월부터 신용보증기금 보증부 대출 보증료 0.2%포인트 감면이 적용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는 실손24 도입을 계기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약사회와 의약단체는 민간 핀테크 수신 거부 금지, 요양기관 행정비용 보상, 10만원 이하 소액청구 간소화 등을 공동으로 요구하고 있다. 노수진 홍보이사는 10만원 이하 소액청구는 세부내역 없이 영수증과 처방전만으로 청구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하며, 보험사 부담 원칙에 따라 약국의 행정비용 보상과 시스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