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서 인공지능과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이 진행되고 있으나, 보험업권은 이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험연구원 조사 결과, 은행·증권·카드업권의 AI 기반 서비스 도입이 빠르게 증가한 반면 보험업권의 AI 서비스 수와 활용 범위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험사의 평균 AI 서비스 수는 은행의 약 5분의 1 수준이며, AI 거버넌스나 위험관리 체계를 명확히 구축한 회사는 소수에 그친다.
보험업은 질병·사고·장기 위험 등 비정형·확률적 데이터를 다루는 특성상 AI 활용 과정에서 오류나 편향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AI 의사결정 구조, 책임소재, 위험평가 체계가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마이데이터 2.0 시행 이후 금융권 전반의 데이터 활용 범위는 확대됐으나, 보험업권의 참여 수준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 가운데 보험사는 단 3곳으로, 업권 규모 대비 참여 비중은 5% 미만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5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AI RMF)를 도입하고, 지난 19일에는 클라우드 기반 SaaS 활용을 위한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AI RMF는 법적 강제력이 없으며, 금융회사가 AI를 도입·운영하는 과정에서 거버넌스 구축, 위험평가, 위험통제 절차를 갖추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금융당국은 AI를 업무의 보조 수단으로 규정하고,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임직원에게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망분리 규제 예외 적용과 동시에 정보보호 통제 의무도 강화된다. 개인정보 또는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예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SaaS 활용 시 반기 1회 정보보호 통제 이행 여부를 평가해 정보보호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SaaS 제공자 평가, 접근통제, 로그 관리, 모니터링 등 구체적인 보안 조치도 요구된다.
보험업권의 경우 보험 계약 인수, 보험금 지급 판단, 리스크 평가 등 개인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 AI 활용 사례가 고영향 AI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언급된다. 이에 따라 AI 의사결정기구 운영, 위험관리 전담 조직의 독립성, 고위험 AI 서비스에 대한 사전·사후 통제 절차가 중요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제도 고도화, SaaS 활용을 포함한 IT 규제 개선, AI 위험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권의 데이터·AI 활용 환경을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