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현행 신용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나이스평가정보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신용정보원, 주요 CB사, 학계 및 법률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현행 신용평가 시스템이 데이터 품질 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일부 국민에게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데이터에 집착해 미래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포용적인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도 성실히 금융 이력을 쌓으면 제도권 금융에 재진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도 밝혔다.
이날 TF에서는 네 가지 핵심 과제가 논의됐다. 개인신용평가 현황과 평가, 대안신용평가 현황 및 활성화 과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현황과 평가, 신용평가체계 개편 TF 논의계획이 포함됐다.
개인신용평가 부문에서는 변별력 약화 문제가 지적됐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평점 950점 이상인 초고신용자가 전체의 28.6%를 차지하는 등 점수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 TF는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금융이력 부족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비금융 정보를 적극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평가 방식도 논의 대상이 됐다. 현재는 사업의 성장성보다 대표자 개인 신용등급이나 담보에 의존해 대출 한도가 결정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상권 정보, 카드 매출 등 비금융 데이터를 통합하는 소상공인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업성 중심의 평가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통신비나 공공요금 납부 내역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나이스평가정보는 현재 대안정보 활용이 데이터 결합 시간 소요와 복잡한 동의 절차 등에 막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전문가 논의를 거쳐 세부 과제별 개선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민간전문가 중심의 연구용역도 별도로 추진해 세부과제를 구체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