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보험대리점이 취급할 수 있는 보험 종목이 기존 손해보험에서 생명보험과 제3보험까지 확대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1일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의 명칭을 ‘간단보험대리점’으로 바꾸고 영업 범위와 등록 요건을 정비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감독규정과 시행세칙도 개정됐으며, 간단보험대리점은 본업과 관련된 일상생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만 취급할 수 있다. 보험금 상한은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이번 조치로 부동산 중개·대리업자의 신용생명보험 판매나 요양병원의 낙상상해보험 판매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변화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 간단보험대리점은 표준화된 구조와 소액 보장을 전제로 한 상품 판매에 특화된 채널로, 취급 가능한 보험 종목과 보험금 한도가 제한적이어서 복합적인 보장 설계와 장기 컨설팅이 중심인 GA와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영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간단보험대리점은 병·의원, 요양시설, 부동산 중개업소 등 본업을 기반으로 보험을 부가적으로 취급하는 형태여서, 조직형 설계사 중심의 GA처럼 지속적인 영업 관리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 계약 이후 유지·관리나 민원 대응에서 GA와 동일한 수준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간단보험대리점이 취급하는 상품은 보험료가 낮고 구조가 단순해 수수료가 저율·정액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GA 내부에서는 판매 물량이 늘더라도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번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 등 고령·환자 비중이 높은 현장에서는 판단 능력이 취약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시설의 권유가 소비자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보험 유통 환경에서는 플랫폼과 결합한 임베디드 보험이 새로운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2월 22일 보고서에서 임베디드 보험이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재부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디지털 활용 확대로 성장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간단보험대리점이 예약·결제 시스템이나 케어 플랫폼 등과 연계해 가입 과정을 표준화·대량화할 경우, 단순하고 가벼운 보험을 중심으로 기존 설계채널과 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보험학계 관계자는 간단보험대리점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구조가 단순화된 채널로 평가하면서, 이 같은 제도 변화가 고도의 설계와 관리가 필요한 종합 자문형 상품과 가입 절차·설명 부담을 최소화한 플랫폼 기반 초간편 상품으로 시장을 분화시키는 흐름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