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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불법주차 시야방해와 무단횡단사고, 판사는 왜 9:1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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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일 밤 11시 45분경 강릉시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 내 편도 3차선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무단횡단하던 보행자 H가 원고 차량에 충격돼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지점 우측 버스정류장에는 피고의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원고 차량 보험사는 불법 주차된 버스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버스 측에 40%의 책임을 묻는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2019나23243)은 최종 과실비율을 원고 차량 90%, 피고 버스 10%로 결정했다.

법원이 피고 버스에 10%의 책임을 인정한 이유는 시야 방해 때문이다. 사고 장소가 어린이 보호구역인 만큼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중요했으나 버스가 정류장 인근 주·정차 금지구역에 세워져 보행자의 진입을 미리 인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 인정됐다. 반면 원고 차량에 90%의 책임을 물은 것은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등 전방 주시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법원이 기술 전문가(감정인)의 분석을 배척하고 목격자 진술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감정인은 사고 후 차량이 최종적으로 멈춘 위치만을 기준으로 사고가 3차로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인 택시 기사는 원고 차량이 보행자를 충격한 직후 왼쪽(중앙선 쪽)으로 핸들을 꺾었다가 다시 우측 3차로로 이동해 멈추는 지그재그 경로를 증언했고, 법원은 이 증언이 전문가의 정지 지점 계산보다 설득력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사고 직후 운전자가 핸들을 좌로 꺾었다가 다시 우로 조작해 10여 미터를 진행한 것을 패닉 상태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행동 패턴으로 봤다. 충격 순간 보행자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본능적으로 핸들을 좌측으로 꺾고, 중앙선 침범 직전 마주 오는 차와의 2차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다시 우측으로 핸들을 돌려 길가에 차를 세우려는 무의식적 습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충돌 지점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차가 서게 된 것은 물리적 반응 시간과 안전하게 차를 옮기려는 심리가 결합된 결과로 설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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