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보험·금융 분야의 감독 방식을 사후 제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가계부채, 불완전판매, 금융사고 등 구조적 위험에 대해 위험과 소비자 중심의 사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조직개편의 핵심이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권역별로 사전 점검 체계를 구축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올해 시행을 목표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고난도 금융상품의 위험성과 부적합 고객 유형을 요약설명서 최상단에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감원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에는 보험을 포함한 모든 금융상품에 대해 리스크 기반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 담겼다. 모니터링, 위험 포착, 감독·검사, 시정·환류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판매 이전 단계에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가계부채 관리 방식도 총량 관리에서 차주별 상환능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억원 위원장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의 실효성 제고와 다중채무자·고위험 차주에 대한 선제적 관리 강화를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찬진 원장은 차주의 소득, 연령, 부채 구조를 종합 분석해 연체 가능성을 사전에 포착하고 금융사가 조건 변경이나 채무조정을 선제적으로 유도하도록 감독할 방침이다.
디지털 금융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 정책도 사전 탐지·차단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가동 중인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은 금융, 통신, 수사기관이 보유한 의심 정보를 공유해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선제적으로 탐지·대응하는 체계다. 금융보안원은 이상거래 탐지 고도화와 내부자 사고 예방을 위한 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