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의 대면 영업망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2년여 동안 국내 지점과 출장소가 71곳 줄어들면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가파른 감소 폭을 기록했다.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 2023년 말 721개였던 점포 수는 2024년 말 693개, 2025년 말 650개로 연속 감소했다. 특히 2025년에는 폐쇄가 52곳인 반면 신설은 9곳에 그쳐 폐쇄 규모가 신설의 5.8배에 달했다.
문제는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금융 접근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1051만명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한다. 은행 창구를 주로 이용하는 이들 고령층의 대면 접점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체감 불편이 더욱 크다. 모바일·온라인뱅킹 이용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점포 이탈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신한은행은 폐쇄된 점포 주변에 디지털 금융 교육 공간인 ‘학이재’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학이재는 인천, 수원, 부산, 광주 등 4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폐쇄된 점포 52곳과 비교하면 대체 거점 하나당 0.08개 꼴로, 금융당국이 점포 폐쇄 시 취약계층 영향 평가를 의무화한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이재는 어디까지나 교육 공간이지, 실제 거래를 처리하는 창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물리적 점포의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디지털 전환의 성과로 AI브랜치와 AI창구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이를 실제 거래 수단으로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신한은행은 SOL뱅크 월간 활성이용자(MAU) 1000만명 돌파를 강조하며 영업망 효율화가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점포 축소 속도에 비해 접근성 보완 대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현상은 보험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금융 전반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서 대면 서비스가 줄어들면,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효율성만을 강조한 혁신이 특정 고객층을 외면하는 전략으로 남지 않도록, 대체 접점을 물리적·기능적으로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