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긴장과 금융 시장 변동성, 인공지능(AI) 및 사이버 위협이 가계와 기업의 일상 구석구석으로 파고들고 있다. 단순한 외교·안보 이슈로 간주되던 요소들이 생활비, 취업, 금융 거래, 개인정보 보호 등 실생활과 직결되면서 보험·금융 산업의 역할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보험과 금융의 기능이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위험 관리와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6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 핵심 키워드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응답 전문가 중 절반가량은 향후 2년간 세계 경제가 혼란과 격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다자주의 약화 속에서 지경학적 대립이 올해 물질적 글로벌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스크로 지목됐다. 기술 영역에서는 허위정보와 사이버 불안이 단기 위험으로, AI의 부정적 영향은 장기 리스크로 부상할 전망이다.
공급망 리스크는 국내 산업 전반을 위협하는 복합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26년 세계 상품무역 증가율이 2025년 4.6%에서 1.9%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편입된 국내 산업은 공급망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이 자석용 희토류 채굴의 60%, 정제 생산의 91%를 차지한 점은 자원 리스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금융 이해력 부족도 생활경제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국내 성인 점수는 65.7점으로 2022년 대비 하락했고, 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59.3점에 머물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보험 산업에서 소비자 보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금감원 ‘2025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은 라이나생명과 현대카드 두 곳에 불과했다.
기술·정보 신뢰 리스크도 보험·금융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가 필수적이며, ‘인공지능 기본법’ 시행으로 관리 기준 마련이 시급해졌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는 2025년 447건으로 전년보다 45.6% 증가했고, 해킹이 62%를 차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상반기 침해사고 신고는 10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 보안 체계와 복원력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