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자보험 가입 시 유의해야 할 핵심 사항을 12일 공개했다. 복수의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발생한 손해를 초과하는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A사와 B사에 각각 동일 조건으로 가입한 뒤 100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하면 두 보험사가 50만원씩 나눠 부담하게 된다.

항공기 지연보상 특약의 경우 보장 방식에 따라 보상 조건이 크게 달라진다. 실제 지출한 비용을 보장하는 실손형과 약관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지수형으로 나뉘는데, 실손형은 영수증·지연확인서 등 증빙서류가 필수다. 금감원 분쟁조정 사례를 보면 귀국 항공편이 5시간 지연됐지만 추가 지출이 없어 실손형 보험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반면 지수형은 청구가 간편하지만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다.
휴대품 손해 특약에서 보상 대상이 제한된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현금, 유가증권, 여권뿐 아니라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같은 신체보조장구는 약관상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실제로 여행 중 안경이 파손돼 청구했으나 신체보조장구라는 이유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캐리어 외관에 단순 스크래치가 생긴 경우도 기능상 문제가 없다면 보상 대상이 아니다.

배상책임 담보 역시 예상치 못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타인에게 빌린 캐리어가 항공 위탁수하물 운송 중 파손되면 배상책임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렵다. 피보험자가 사용·관리하던 재물에 발생한 손해는 정당한 권리자에 대한 배상책임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러한 사례를 들어 약관상 면책 조항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여행자보험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맞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이번 안내를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복 보상 불가 원칙과 특약별 보장 조건 차이는 소비자들이 실제 보험금을 청구할 때 혼란을 겪는 대표적 요소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전에 약관을 꼼꼼히 읽고 보장 범위와 면책 사항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