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식품 창업주로 널리 알려진 故 전중윤 명예회장이 생명보험 산업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전 회장은 1935년 17세 때 서울 용산우체국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20세에는 체신국 보험과로 자리를 옮겼다. 해방 후 체신부를 거쳐 한국공예수출조합 부이사장을 지냈다. 고 강의수 한국공예수출조합 이사장이 보험회사 설립을 제안하면서 1957년 동방생명을 공동 창업했다. 당시 서울 소공동 삼화빌딩의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창업 초기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 보험 영업은 어려웠다. 이에 전 회장은 단체보험에 주력했고, 경찰관 4만명을 일괄 가입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후 교통부 철도국, 한국전력, 해군 및 해병대 등과도 대규모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동방생명을 국내 1위 보험사로 성장시켰다.
동방생명을 정상에 올려놓은 뒤 재무부 요청으로 경영난을 겪던 제일생명 사장을 맡아 정상화를 이끌었다. 1959년 일본 보험업계 시찰에서 따뜻한 라면을 보고 배고픔 해결의 시급함을 깨달은 그는 귀국 후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남대문 시장에서 미군 잔반으로 만든 꿀꿀이죽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며 보험 대신 식품 사업의 길을 선택했다.
보험으로 미래의 불안을 덜어주고자 했던 그였지만,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보험과 라면이라는 다른 분야였지만 사람을 살리고 돕겠다는 그의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