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치료비를 먼저 지급하는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외에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흥국화재까지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움직임의 시작은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초 선보인 암 치료비 선지급 담보가 포함된 상품이었다. DB손해보험이 암 치료비 담보를 개정·출시하면서 치료비 선지급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 제도는 치료 예약이 확정되면 보험금을 먼저 지급하는 구조다. 기존 암보험은 진단·수술·치료 후 병원비 납부 영수증을 제출해야 보험금이 지급됐지만, 선지급 방식은 치료 예약만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 분석 결과 유방암 환자의 평균 치료비는 1767만원, 30대 장기치료 환자의 평균 비용은 2759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암 치료는 비급여 중심의 고가 치료가 초기에 집중되면서 치료비 마련이 어려워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출시된 서비스는 암 보장에 집중됐고, 선지급 비율은 가입금액의 50%, 최대 500만원 한도가 일반적이었다. 후발주자들은 보장 범위를 넓히고 지급 비율을 높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당초 2026년 1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지난 1일로 소급 적용 시기를 변경했다. 이 회사는 암 치료 외에 뇌·심장 질환 등 2대 질환과 특정순환계 질환까지 선지급 대상에 포함했다. 현대해상은 선지급 비율을 70%, 최대 500만원으로 확대했다.
잔여 치료비 지급 시 이자를 차감하지 않는 방식도 경쟁 포인트가 되고 있다. 기존 약관은 선지급 후 잔여보험금 청구 시 발생 이자를 공제했지만, 최근 일부 상품은 이자 차감 없이 지급한다.
보험업계는 선지급 상품 출시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구체적 일정은 없지만 선지급 상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치료 예약만 하고 실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보험금 환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환수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객에게 상품 내용을 정확히 고시하고 환수 관련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