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연구원이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험회사의 헬스케어 사업이 의료법 규제와 충돌하는 지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제목은 ‘보험회사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를 위한 의료법 규제 개선 방안’이며, 백경희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현재 국내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세 가지로 구분했다. 건강관리 활동에 따라 보험료 할인이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연계 서비스, 대학병원 진료 예약 대행이나 간호사 동행 같은 의료기관 연계 서비스, 전문 간호사나 전문의와의 실시간 건강상담 서비스가 그것이다.
백 교수는 헬스케어 개념에 질병의 진단·치료·관리가 포함돼 의료와 비의료 영역이 혼재한다고 분석했다. 간호사나 비의료인이 건강상담 과정에서 의사의 ‘진단’ 영역까지 다루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어 적극적인 상담 서비스 제공이 위축된다는 점을 쟁점으로 꼽았다. 또 보험사가 특정 의료기관을 소개하고 수수료 등 금품이 오가면 의료법상 영리 목적 환자 유인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해외 주요국의 사례도 소개했다. 미국은 보험사가 의료기관·약국 체인과 결합해 원격진료와 처방이 가능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고, 독일은 디지털 건강 애플리케이션을 공식 의료서비스로 인정해 법정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시켰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원격의료 규제를 완화했고, 중국은 보험사가 온라인 의료서비스부터 약국·병원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백 교수는 보험사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가 국민 건강증진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간호사 상담이 의사의 진단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간호사 업무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예약 대행은 허용되지만 특정 의료기관과의 제휴 과정에서 영리 목적 금품 연계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