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2019년 지주 재출범 시점부터 약 6년 만에 은행·증권·보험·카드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갖췄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은 비은행 부문의 약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인수는 기존처럼 대형 매물을 추구하기보다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직접 키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생명보험사의 합산 자산은 약 53조원에 이른다. 편입 이후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올해 3분기 약 172.7%로 추정된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30%를 웃도는 수치로, 1분기 127.2%에서 45.5%포인트 상승했다. 재무지표 개선은 편입 직후 자산·부채 구조 재점검,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듀레이션 관리 강화, 요구자본 축소 등의 조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5월 5억 달러 규모 외화 후순위채와 지난달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가용자본을 확충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편입 이후 처음으로 ‘영업경쟁력강화TF’와 ‘재무진단TF’를 동시에 진행해 왔다. 이 TF는 이달 초 최종 정리를 앞두고 있으며, 사실상 전면 실사 성격의 프로젝트로 판매 채널 전략, 상품 포트폴리오, 손해율 구조, 재무 지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영업 부문에서는 채널별 비효율을 정리하고, 재무 부문에서는 치매·건강보험 등 주요 상품군의 손해율과 해지율을 재산출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 실적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재무 투명성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두 회사에 대해 ‘보험은 보험인에게 맡긴다’는 원칙으로 내부 판단을 존중하며 실무 중심의 경영 환경을 조성해 왔다. TF는 지난달 말 중간 결과를 임 회장에게 보고하며 향후 영업 정상화 로드맵, 재무 안정화 절차, 조직 개편 방향 등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양생명이 상장사이고, 채널·상품 구조가 다르며, 재무 구조 정비가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단기 통합은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다만 조직 안정화와 사업 기반 정비가 마무리되면 중장기적으로 통합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보험사가 연말까지 기초 체력 현실화 작업을 완료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갈 것이며, 통합 논의는 아직 이르지만 향후 1~2년 안에 우리라이프 체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