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의료보험 개인계좌 사용을 더욱 엄격히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가의료보장국(NHSA)과 재정부(MOF)는 공동 지침을 통해 각 성급 의료보장 당국이 오는 9월 말까지 지역별 허용 품목 리스트,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확정하도록 지시했다. 이 리스트에는 약국에서 개인계좌로 결제할 수 있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소모품 등이 명시될 예정이다.
검토 대상에는 체온계와 혈압계, 혈당측정기, 재활보조기기 같은 의료기기가 포함됐다. 또 마스크, 반창고, 임신테스트기 등 일상적인 의료소모품도 화이트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이번 조치가 직장가입자 기본의료보험 개인계좌를 보다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보장 범위를 벗어난 불필요한 지출과 허위 등록을 통한 부정 사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당국은 그간 의료보험 자금으로 화장품이나 건강보조식품, 생활용품 등이 부정 구매된 사례를 다수 적발한 바 있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도입은 이런 편법적 사용을 막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현재 중국의 직장가입자 기본의료보험은 약 3억8900만명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한다. 가입자는 개인 계좌를 통해 지정 약국에서 의약품을 사거나 외래비와 입원비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화이트리스트가 고정된 제도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국 당국은 이를 '동적 관리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의료기술 발전이나 소비자 수요 변화에 따라 일부 품목은 새로 추가되거나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의료보험 제도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번 조치는 중국 의료보험 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개인계좌 사용 내역이 더욱 투명해지면서 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재정 건전성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화이트리스트가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운영될 경우 소비자 편의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이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