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급여력제도 고도화 과제…일본 ESR 도입이 주는 시사점

지난 2023년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국내에 도입된 지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보험사별 위험 특성을 자본 관리에 반영하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이 31일 발표한 ‘일본 신지급여력제도(ESR)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이 올해 전면 시행한 ESR 체계가 우리 제도의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일본 금융당국은 올해 3월부터 경제가치기반 지급여력제도(ESR)를 본격 가동했다. 이 제도는 국제보험자본기준(ICS)에 기반해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일본은 2007년부터 11차례에 걸친 필드테스트를 거쳐 제도 전환을 완료했다. 기존 솔벤시마진제도(SMR) 대비 ESR이 적용하는 리스크 측정 신뢰수준이 95%에서 99.5%로 크게 높아졌고, 장수·해지·사업비위험 등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보험사 재무 건전성 평가가 한층 강화됐다.

ESR 시행의 영향은 수치로도 확인됐다. 2024년 3월 말 기준 필드테스트 결과, ESR 적용 시 지급여력비율이 생명보험사는 SMR 대비 53%, 손해보험사는 47% 각각 감소했다. 보험부채 평가 방식도 정교해졌는데, 할인율은 감독당국 기준에 따라 ICS와 유사하게 산출되는 반면 위험마진은 자본비용법을 적용해 미래 현금흐름 불확실성을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일본 제도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보험사 규모와 위험 수준에 따른 차등 규제다. 사업 규모가 작고 단기 위험 위주로 운영되는 소액단기보험회사는 ESR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반면, 국내는 모든 보험사에 킥스를 일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금리위험 산출 시 내부할인율 사용을 허용하고, 보험위험 평가에서는 자체 통계를 활용한 위험계수(USP) 적용을 승인하는 등 개별사 특성을 반영할 장치를 마련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부모형 도입을 준비 중인 보험회사에 대한 조속한 승인이 이뤄진다면 효율적인 자본관리와 리스크 기반 성과평가를 통한 경영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킥스는 전체 요구자본에 내부모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내부모형 승인제도 매뉴얼과 시행세칙이 마련될 예정이어서 보험사별 맞춤형 자본규제 체계 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