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이해하는 뉴스와 정보
한국보험신문

[기자의 눈] 재난지원인가 보험인가…지수형 보험의 '형평성' 숙제

기사 이미지

기후위기가 일상화되면서 보험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기온·강수량·풍속 등 특정 기후지표가 사전에 설정된 기준을 넘으면 개별 피해조사 없이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지수형 기후보험이 차세대 재난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속한 지급과 행정 효율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방식은 실제 손실보다 많은 보상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보험 본연의 손해보상 원리와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험연구원 김석영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AI)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며, 실손형 보험의 손해평가 비용과 지수형 보험의 기준 설정 비용 중 어느 쪽이 효율적인지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수형 보험은 실손보상이 아닌 조건 충족 시 정액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실제 피해가 거의 없는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거나, 반대로 큰 피해를 입은 가입자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 손실이 10만원이어도 7만원만 지급하는 형태를 검토 중이며, 초과보상 우려는 지급률 조정으로 통제할 수 있지만 실질 피해와의 균형을 맞추는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폭우라도 지역의 배수 인프라나 방재 수준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다르지만, 지수형 보험은 이를 세밀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정 구역에 차등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전국 단위로 통합하면 지수형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 축소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환경부는 내년도 지수형 기후보험 시범사업 예산으로 100억원을 요청했지만 실제 반영된 금액은 3억원에 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경부와의 태스크포스(TF)에서 요율보다 담보 구조와 상품 설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지자체 시민안전보험과 연계한 보험료 지원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지수형 보험이 피해 구제보다 일괄 지원 성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난지원금이 피해 정도와 무관한 일괄 지급 방식으로 형평성 논란을 낳았던 것과 유사한 구조적 한계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지수형 보험이 전통적인 손해보험을 대체하기보다 보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0

기사 출처

한국보험신문 콘텐츠 협력 원문 확인

이 기사는 한국보험신문 원문을 바탕으로 이즈보험이 요약·정리했습니다. 정확한 인용과 세부 내용은 원문을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