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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보장산업'에서 '자산운용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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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이 ‘보장 중심’에서 ‘자산운용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논의가 학계와 업계에서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2025 한국보험학회 정책세미나’에서는 보험회사 자산운용의 과제와 대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송윤상 흥국화재 대표는 보험을 부채 기반 자산운용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 듀레이션 매칭을 넘어 손익 중심의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험회사가 위험보장자에서 자산 설계와 삶의 지속가능성을 관리하는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시장은 보수적 규제 틀과 미성숙한 자본시장 인프라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인수합병(M&A)과 관련해 해외 주요 보험사들이 연간 수백 건의 M&A를 추진하는 반면, 국내 보험사의 M&A 성사 건수는 연평균 1~3건에 머문다. 현행 법령상 채권 발행이나 차입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제한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새 보험회계제도(IFRS17) 시행 이후 보험사의 재무구조가 원가 중심에서 시가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ALM의 중요성이 커졌다. 생명보험사의 매도가능증권 비중은 2021년 73%에서 2024년 68%로 줄고, 당기손익증권은 2%에서 16%로 늘었다. 박정현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장은 장기 부채 구조를 고려할 때 주식 비중 확대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보험사들은 채권 중심 운용에서 대체투자·비상장자산·파생상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추세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와 유럽보험연금기금(EIOPA)·미국보험감독관협회(NAIC) 통계에 따르면 주요국 보험사들은 다양한 자산군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면 한국은 유가증권 비중이 70~80%로 높고 위험자산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일본 생명보험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4%였으나 한국 생명보험사는 5.4%에 그쳤다. 투자수익률은 한국 3.1%, 일본 2.8%로 비슷했지만 자산운용 구조의 다양성 부족이 수익성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범 숭실대학교 교수는 현행 비율 규제가 과학적 근거가 약해 보험사의 자산운용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훈 손보협회 상무는 독일과 영국이 한도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고 위험관리 중심 감독을 수행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도 직접 한도규제보다 K-ICS 등을 통한 사후 건전성 감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벤처투자 위험가중치 경감과 자회사를 통한 임대주택 사업을 허용했지만, 금산분리와 비율규제 등 구조적 제약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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