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發 지정학 리스크에 해운업계 '비상'…금융권, 전쟁보험 공동인수 등 지원책 마련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중소·중견 선사들은 전쟁 위험에 따른 보험 가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운항 중단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에 금융 당국이 국내 손해보험사들과 손잡고 직접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의 전쟁보험 지원에 나섰다. 21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머물고 있는 국적 선박 10척을 대상으로 현대해상,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 국내 해상보험 취급사 10곳이 공동으로 위험을 인수하는 특별 보험 체계를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재보험사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자체 역량으로 보험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는 국내 선사들이 실제로 적용받은 요율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다. 만약 계약 체결 이후 다른 선박에서 더 유리한 요율이 적용된 사실이 확인되면 차액을 환급해 주는 방식으로 선사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 기존에 계약을 맺은 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하면 자동으로 공동인수 절차가 진행되며, 기존 보험사가 제시한 요율보다 공동인수 조건이 더 나을 경우에도 선택권이 부여된다.
아울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선박펀드 규모가 연간 2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확대된다. 2026년과 2027년 동안 적용되는 이 펀드는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는 선사에 대해 담보인정비율을 최대 80%까지 올려주는 우대 조건을 포함한다. 중고선은 70%, 신조선은 80%까지 각각 상향 조정되며, 금리 유형과 통화 종류도 선사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책금융 지원 규모도 지난달 말 기준 25조9000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증액됐다. 여기에 민간 금융권의 자체 지원 방안 53조원 규모가 더해지면서 총 지원 여력은 8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중소·중견 선사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전환을 위해 총 14억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KDB SOS' 펀드를 지속 운영 중이다. 캠코는 올해 안에 해운업계 특화 ESG 경영 컨설팅 플랫폼을 구축해 해운사들의 지속가능경영 공시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