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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광화문글판’ 35년… 30자에 담아 온 시민의 희망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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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광화문글판 35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시민이 직접 뽑은 ‘베스트 광화문글판’이 발표됐다. 온라인 투표에는 2만2500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문안은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로 나타났다.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나태주 ‘풀꽃’, 문정희 ‘겨울 사랑’, 정현종 ‘방문객’이 상위권에 올랐으며, 김규동 ‘해는 기울고’, 유희경 ‘대화’, 허형만 ‘겨울 들판을 거닐며’, 파블로 네루다 ‘질문의 책’, 이생진 ‘벌레 먹은 나뭇잎’이 뒤를 이었다.

행사에는 일반 시민과 대학생, 문학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미디어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의 VR 퍼포먼스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인생의 계단에서 광화문글판을 통해 느끼며 성장하는 여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꾸며졌다. 이후 베스트 글판 시 낭송, 기념 도서 북토크, 가수 요조의 공연이 이어지며 광화문글판의 35년 철학과 여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35년 동안 광화문글판은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하는 시민들의 벗으로 자라났다”며 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절에도 광화문글판이 같은 자리에서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의 공감과 참여 덕분에 한 편의 시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한 줄의 문장이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광화문글판이 시민의 일상에서 짧은 휴식과 미래 희망을 건네는 문화의 창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광화문글판은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계몽적 표어 성격이 강했으나, 1998년부터 감성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이후 신용호 창립자가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하면서 비로소 시가 있는 도시의 풍경으로 거듭났다. 2000년부터는 신창재 의장이 문인·언론인·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고, 2003년부터는 교체 시기를 계절에 맞춰 연 4회로 정례화했다.

이날 열린 북토크 ‘광화문글판의 오늘과 내일’에서는 문안선정위원 김연수(소설가), 요조(수필가·뮤지션), 유희경(시인·서점 대표), 장재선(시인·언론인)이 참여해 ‘기억속 광화문글판’, ‘지금-여기의 광화문글판’, ‘다음의 광화문글판’ 세 가지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패널들은 광화문글판을 바쁜 도시의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게 하는 언어의 예술이자, 우리나라 말의 아름다움과 삶의 철학을 되새기게 하는 대표적 문화 상징으로 평가했다. 또 최근에는 외국인 방문객과 한글 학습자들에게 한글의 표현미와 감성을 전하는 창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교보생명은 이날 베스트 문안의 주인공인 장석주·도종환·나태주·문정희 시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시인들은 무대에 올라 직접 시를 낭송하며 시민들과 공감의 시간을 나눴다. 또한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라는 제목의 35년 기념 도서에는 문안선정위원 인터뷰, 계절별 글판 사진, 시민 사연 등이 수록됐다. 광화문글판은 35년 동안 총 117편의 문안을 통해 희망과 사랑,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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