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보험대리점(GA)의 정착지원금 지급 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보험GA협회 통합운영시스템에 자진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GA 업계는 2024년 3분기 851억원, 4분기 838억원을 신고했다. 올해 1분기에는 1003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000억원을 넘었고, 2분기에는 1059억원까지 증가했다. 3분기 추정액은 1200억원 수준이다.
정착지원금 미환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17.4%였던 미환수율은 올해 2분기 37.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GA가 지급한 지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로,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대형 GA 중심으로 설계사 확보 경쟁이 이어지면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장사인 인카금융서비스는 9월 기준 소속 설계사가 처음 2만명을 넘었고, 에이플러스에셋도 80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일부 대형 손해보험사 자회사형 GA는 타 GA 소속 설계사 관리자에게 고액 지원금 제도를 문자로 홍보하며 리크루팅에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일부 GA는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착지원금 규모가 급증한 배경에는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설계사 1200% 룰’이 있다. 이 제도는 보험사가 설계사나 GA에 지급할 수 있는 모집수수료 총액을 납입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는 것이다. 정착지원금이 실적과 무관한 선지급 수수료라는 점에서, 일부 GA가 제도 시행 전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착지원금을 노린 이직이 반복되면서 재이직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GA의 교육·관리 체계가 약화되고, 불완전판매율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형 GA 관계자는 자율협약 이후 일부 긍정적 변화가 있었지만 모범규준은 강제력이 약하고 검증 체계도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중형 GA 관계자는 정착지원금이 선지급 수수료로 기능하면서 GA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 관계자는 업계의 자율적 실천과 책임 있는 영업문화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