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보험시장에서 생명보험 부문이 침체를 겪고 있는 반면 손해보험 부문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4일 ‘해외보험리포트’를 통해 싱가포르 보험시장의 현황과 규제 동향을 공개했다.
해당 리포트는 싱가포르가 말라카 해협 인근의 지리적 이점과 개방 경제, 항만·공항 인프라를 바탕으로 외국 자본 유입이 활발한 환경에서 아시아 금융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이 재보험과 오프쇼어 보험 등 지역 허브형 시장 구조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23년 기준 싱가포르 보험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의 0.6% 수준으로 세계 22위였다. 보험침투도는 9.2%, 보험밀도는 7799 달러로 세계 평균을 웃돌았다. 같은 해 생명보험의 보험료 비중은 69.6%, 손해보험은 30.4%를 차지했다. 생명보험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전년 대비 10.5% 줄어들며 하락 추세가 이어졌고, 손해보험은 2020년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 리포트를 작성한 김가현 연구원은 데이터상 생명보험 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고 손해보험 시장은 헬스케어 수요 증대 등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싱가포르의 재보험 시장에서는 역외 비중이 높은 가운데 역내에서는 일반책임보험이 2019년 대비 55% 증가해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 상위 10위권 내 국내 보험회사는 생명보험 3개, 손해보험 1개에 불과해 외국계 보험사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싱가포르 통화감독청(MAS)은 1966년 제정된 보험법을 중심으로 규제 체계를 강화해 왔다. 2020년에는 위험기반자본(RBC) 2를 도입해 보험회사가 최소 100% 이상의 자기자본비율과 120% 이상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도록 했다. 2022년에는 ‘금융 서비스 및 시장법(FSMA)’을 시행해 디지털 토큰 서비스에 대한 규율 범위를 역외 사업자까지 확대했고, 2024년에는 금융기관 간 고위험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중앙 플랫폼 COSMIC을 도입했다. MAS는 Green Plan 2030에 따라 기후 리스크를 언더라이팅과 투자에 반영하도록 하는 전환 계획 가이드라인 초안을 2023년 발표했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보험계약자보호제도(PPF)를 통해 생명보험은 최대 50만 싱가포르 달러, 손해보험은 유효 청구액 전액을 보장한다. 금융산업 분쟁 해결 센터(FIDReC)의 중재 상한액은 2024년 7월 1일부터 15만 싱가포르 달러로 올랐다. 김 연구원은 싱가포르의 개방적인 환경과 규제 혁신이 보험시장 성장세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