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됐다. 이 제도는 사망보험금을 생전소득으로 전환해 고령층의 노후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같은 날 ‘사망보험금 유동화의 성공적 시행을 위한 제언’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초고령 사회에서 보험을 활용한 노후 대비 방안에 주목하며 체계적인 제도 설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9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2023년 기준 노인 빈곤율은 약 39.2%로 OECD 회원국 중 최상위 수준이다. 노후 적정 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 277만원, 개인 기준 월 177만원으로 조사됐지만, 올해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개인 기준 66만원에 그쳤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만 55세 이상이면 소득이나 재산 요건 없이 신청할 수 있다. 대상은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으로, 계약 기간과 납입 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고 보험료 납입이 완료돼야 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하며 신청 시점에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한다. 유동화 비율은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이내이며, 지급 방식은 연지급형이 우선 적용되고 월지급형은 추가 출시 예정이다.
장영진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종신보험의 연금전환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보험사의 운용수익률과 금리 환경 등이 소비자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령층이 직면한 위험 요소를 고려한 체계적인 제도 설계와 소비자 이해도 제고 등 사전 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가입자 사망 시 보험금을 유족 대신 생존 가입자의 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톤틴형 연금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피보험자가 중대한 건강 악화 상황에 처했을 때 사망보험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생활혜택특약 제도가 확산 중이다. 홍콩에서도 가속사망보험금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 계약은 41만4000건, 총 가입금액은 23조1000억원으로 확인됐다. 다만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연금 수령액이 평균 월 1~20만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제도가 복지 제도가 아닌 금융 상품이며, 고령층의 자산이 묶여있는 보험금을 노후 대비 측면에서 사용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