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세대 GLP-1 기반 비만치료제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보이면서 사망과 질병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 김진억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발간한 KIRI 리포트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 치료에 건강보험 혜택이 없고 민간보험의 보장도 제한적이라며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당뇨병 과체중·비만 성인 심혈관질환자에게서 주요 심혈관 위험을 20% 낮추는 효과를 확인해 이 약제의 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 위험 감소 효능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스위스리는 이 치료제가 일반화될 경우 2045년까지 미국의 누적 사망률이 6.4%, 영국은 5.1%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보험계약자의 사망 위험 가정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이에 따라 보험산업에서 사망·질병 위험 감소와 외래약제 수요 증가가 나타나 보험상품 전 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은 GLP-1 계열 치료제를 기존 당뇨병 치료 외에 고도비만이나 동반질환 환자에게 조건부로 급여화하고 있다. 미국의 공적보험은 제한적으로 급여를 적용하거나 확대를 논의 중이며, 메디케어는 비만과 심혈관 동반질환 등에만 급여를 인정한다. 사보험은 공공보험보다 주도적으로 보급되지만, 대형 고용주 보험의 최대 44%가 GLP-1 비만치료제를 적용하는 반면 보험료 부담 증가로 보장 축소와 심사 강화가 병행된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는 2025년 3월부터 체질량지수(BMI) 35 이상 환자에게 마운자로 등 GLP-1 약제를 공보험 위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공적건강보험은 당뇨병 치료 외에 고도비만과 동반질환, 기존 치료 실패 등 엄격한 조건 아래서만 제한적으로 급여를 적용한다.
우리나라는 당뇨병뿐 아니라 비만증에 대해서도 GLP-1 치료제가 비급여 상태이며, 당뇨병에 대해서는 급여화 정책 검토 단계에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2025년 10월 기준 비만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을 때 전액 본인부담이며, 1개월 비용은 30만~40만원 수준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고도비만 및 합병증 동반 환자 등에 한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서 정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 실손보험은 단독 비만치료 목적 처방에 대해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처방 오남용 방지를 위해 선진국 수준의 엄격하고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세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당뇨병 치료부터 공보험 급여화하고, 고도비만·동반질환 등 우선 대상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급여 도입을 단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증 및 낮은 위험군은 민간보험이 보장하거나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해외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