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해상풍력,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주제로 보험산업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025 SGIS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제도적 대응력과 데이터 기반 위험 설계가 보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요소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세미나는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가 주최하고 한국공제보험연구소가 주관했다. 오세문 사이먼글로벌 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세미나가 기후 문제에 초점을 맞췄으며 ESG, 해상풍력, 위험관리 등으로 논의 영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과 공제가 과거에는 독립된 영역으로 운영됐지만 이제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학습하며 발전하는 과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업도 보험산업 혁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보험연수원 원장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금융 혁신 속도가 가장 느린 국가라고 지적하며 국내 금융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혁신 정체를 비판했다. 핀테크와 인슈어테크 같은 혁신 금융을 육성하려면 아이디어로 경쟁할 수 있도록 기존 보험사보다 경제적 부담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첫 발표는 송영흡 전 코리안리 전무가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주제로 진행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문명 성쇠의 결정 변수이자 제도의 탄력성을 시험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플라이스토세의 혹한과 홀로세의 온난기가 인류 제도와 문명을 진화시킨 것처럼 오늘날의 기후 위기도 제도적 대응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은 탄소 제로나 ESG 이념이 아니라 예측과 회복탄력성 설계에 있으며, 보험산업이 초연결 시대의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수 메리츠화재 기업리스크컨설팅 파트장은 ‘해상풍력발전사업의 리스크와 보험’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해상풍력이 보험 없이는 성립하기 어려운 복합 리스크 사업이라며 시공과 운영 경험이 부족한 국내 시장에서는 맞춤형 담보 설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급망 확대, 해저케이블 손상, 결함 배제조항 분쟁 등을 주요 리스크로 꼽으며 보험사가 단순 보상자에서 리스크 설계자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MS&AD 인슈어런스 그룹 인터리스크 종합연구소의 미와 타카시 부장은 ‘기업 방재 활동의 방향과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재해를 불가항력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이 스스로 리스크를 계량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형 지진과 태풍 피해 사례를 분석하며 물리적 복구보다 공급망 회복력과 데이터 기반 사전 대응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크 엔지니어링은 보험의 전단계로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보험사가 리스크를 정밀하게 인수할 수 있게 한다며 기업, 보험사, 지자체가 데이터를 공유해 예방형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