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연구원이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령층의 주택연금 가입률이 2.5%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주택연금 시장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주택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한 뒤 주택을 처분할 때 수령한 연금액이 집값을 넘어서더라도 상속인에게 추가로 청구하지 않는 불소구 원칙이 적용된다. 2007년 515명이었던 누적 가입자는 2024년 13만6146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38.8%로 집계됐다.
2023년 통계청 가구 추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400만 가구이며, 이 중 10만1000 가구가 주택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가구의 자가점유율 75.7%를 반영한 실질 가입률은 3.3%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주택연금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요인으로 소비자 측면에서 연금에 대한 오해와 불신, 상속 의지, 자산가치 변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꼽았다. 일부 고령층은 주택연금 수령이 건강보험료 상승이나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수급 자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오해를 하고 있으며, 자녀에게 주택을 상속하려는 인식도 가입을 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주택연금이 부동산 유동화를 의미하므로 자산 규모에 따른 수급자격 변화는 발생할 수 있지만, 주택연금 수령 자체로 수급자격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주택가격 변동을 반영하지 않아 담보가치가 훼손될 우려, 장기 지급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 어려움, 관련 데이터 부족 등 구조적 제약이 분석됐다. 민간 주택연금을 운영하는 신한·국민·하나은행의 최근 3년간 취급 건수는 12건에 그쳤고, 지난 5월 기준 대출잔액은 144억원으로 시장이 사실상 형성되지 못한 상태다. 현행 민간 상품은 종신형이 아닌 최대 30년 만기 대출형이어서 주거 안정성 측면에서도 공적 연금보다 열위에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영국 사례를 참고해 국내 보험사의 시장 참여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영국에서는 생명보험사가 주도하는 민간 역모기지 상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대출금이 주택가격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증이 의무화돼 있다. 영국 감독 회계 기준에서는 이 상품을 매칭조정 자산으로 인정해 보험사의 기술적 준비금과 자본 요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가 민간 주택연금을 운영할 경우 공적 주택연금보다 보증성 계약 부담이 클 수 있으므로, 위험계수 조정을 포함한 자본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할인율 조정을 통해 보험사의 기술적 준비금과 자본요건을 완화하는 정책 개선과 함께, 보험사의 기존 연금상품을 주택 자산으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사적연금과 연계된 상품 제공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