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보험산업의 장기적 발전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보험업계가 건전성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및 20개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보험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단기성과 중심의 과당경쟁과 낮은 국민 신뢰도를 지적하며 장기적 시계와 국민 신뢰를 핵심 자산으로 하는 발전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험업계는 내년 초 연간 약 1200억 원의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가 예상되는 저출산 지원 방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방안은 내년 4월부터 모든 보험사에서 동시에 시행된다. 핵심 내용은 출산·육아휴직 가정 대상 어린이보험 보험료 할인, 보험료 납입유예 제도, 보험계약대출 상환유예 등이다. 출산 또는 육아휴직을 한 계약자는 출산일로부터 1년 이내 신청 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세 가지 제도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기존 가입자에게도 특약을 일괄 부여해 동일한 혜택이 제공된다.
업계는 소상공인 민생 회복을 위한 지자체 상생상품 6종도 출시한다. 다음 달부터 지자체를 대상으로 약 150억 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해 신용보험·기후보험 등 인지도가 낮은 상품의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판매수수료 개편을 연내 마무리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를 내년 초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이 장기적 자산운용을 기반으로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단계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1단계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안착에 주력한다. 손해율 등 계리가정을 구체화해 킥스 비율의 비교 가능성을 높이고, 자본의 질 관리를 위한 기본자본 비율 규제방안을 연내 마련한다. 보험부채 평가 시 적용되는 할인율의 현실화를 위해 최종관찰만기를 2035년까지 10년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시장금리 변동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듀레이션 규제도 새로 도입된다.
2단계로는 생산적 금융과 사회적 수요 대응을 위해 지분 취득, 대출, 펀드 투자 등에 대한 규제들을 합리화해 보험사의 자본이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3단계로는 소비자 혜택 환원을 위해 보험사가 장기 운용수익을 환원할 수 있도록 자회사 부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보험의 서비스화와 신탁 활성화 등 미래대비 과제도 추진한다.
보험업계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보험산업의 장기적 시계를 갖고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금융 대전환을 위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지원하고 생명보험 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을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개편해 신뢰받는 금융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금융 대전환 필요성에 공감하며 생산적 금융을 지원하는 한편, 건전성 유지 등 산업 전반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취약계층 전용상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양 협회는 불완전영업 관행 근절 노력과 함께 기본자본 규제, 듀레이션 제도 등의 연착륙 지원과 보험 자회사 및 부수 업무 확대 등 제도 개선 필요성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