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한국이 수입하는 사할린Ⅱ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다. EU 이사회는 현지시각 7월 23일 제21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채택하며, 한국과 일본이 러시아 사할린Ⅱ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LNG를 운송하는 경우 2028년 3월 31일까지 관련 서비스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지속적으로 요청한 결과다.
한국가스공사는 2005년 체결한 장기계약에 따라 2028년 3월까지 매년 150만 톤의 LNG를 사할린Ⅱ에서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이 LNG를 운송하는 선박에 대한 재보험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EU와 영국 소재 보험사가 제공하고 있어, 제재가 적용되면 잔여 계약 기간 약 200만 톤(약 1조 7500억 원 규모)의 도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정부는 EU의 대러 제재가 한국의 기존 장기계약과 LNG 수급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정상·고위급 및 실무급 외교 채널을 통해 예외 적용을 요청해 왔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국민경제와 에너지 안보에 직결된 핵심 현안으로 논의되면서 협의가 크게 진전됐다. 그 결과 EU는 주요 파트너국인 한국의 안정적 에너지 도입을 위한 예외 필요성을 인정했고, 회원국 간 심의를 거쳐 최종 채택됐다.
이번 면제로 한국은 일일 LNG 판매량의 20일분을 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사할린Ⅱ LNG는 동절기 도입 비중이 높고 한국과 가까워(편도 4일 소요) 에너지 수급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재보험 구조에 영국 소재 보험사도 참여하고 있어, EU 예외만으로 전체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EU와 유사한 대러 제재를 운용하는 영국에 대해서도 한국가스공사의 장기계약 이행에 필요한 보험·재보험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예외 적용을 요청하고 있다.
EU의 사례를 적극 활용해 영국 정부 및 관계기관과 고위급·실무급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