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폭염 피해 취약계층 위한 시범 보험 도입

극심한 폭염이 전 세계적으로 잦아지고 피해 규모도 확대되는 가운데, 대만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입원을 보장하는 새로운 보험 모델이 등장했다. 난산생명보험이 이달 초 선보인 이 상품은 저소득층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보험 형태의 시범 프로그램이다. 보험 가입자가 열사병이나 열탈진 등 온열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할 경우 정액으로 1만 대만달러(약 311달러)가 지급된다.
이번 시범사업이 추진된 배경에는 대만의 독특한 보험 규제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현행법상 마이크로보험은 생명보험과 상해보험만 취급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어, 온열질환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기존 체계와 충돌이 발생했다. 이에 당국은 새로운 보장 모델을 시험적으로 운영해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사회복지단체가 보험계약자 역할을 맡아 가입을 신청하고 보험료도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원 대상은 대만의 공공부조법에 따른 저소득층 및 중저소득층 가구 구성원과 노인복지법에 따라 생활수당을 받는 고령자들이다. 특히 도시 열섬현상이 심각해 주변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에 우선 적용된다. 차이훠옌 대만 보험국 부국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이 특정 위험에 대비해 기본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시범사업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보험 상품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보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건강보험 체계만으로는 취약계층을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만 당국은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향후 대상 지역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시도는 다른 국가의 보험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후 리스크가 점차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특정 기후 현상에 특화된 소액 보험 상품이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의 사례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유사한 기후 환경을 가진 국가들에서도 폭염 관련 보험 상품 도입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