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악용하는 거짓 청구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집중 현지조사에 돌입한다. 지난 13일 복지부가 발표한 ‘2026년 건강보험 기획조사’ 계획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4년과 2025년에 중단됐던 이 조사가 올해 재개된다. 조사 대상은 그간 빈번하게 적발된 ‘거짓청구 다빈도 유형’에 해당하는 요양기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통해 분석된 항목을 바탕으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허위 진료와 허위 환자 등록 같은 전형적인 사기 수법 외에도 비의료인이 의사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제시한 주요 적발 유형은 입원·내원 일수를 부풀리거나, 실제로 실시하지 않은 치료재료비나 약제비를 청구하는 경우, 비급여 항목을 환자에게 전액 부담시킨 뒤 다시 요양급여로 청구하는 수법 등이다. 이런 거짓청구로 인해 연간 96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이 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적발된 요양기관에 대한 제재 수위는 상당히 강력하다. 부당금액 환수는 기본이며, 최대 1년간 업무정지 또는 부당금액의 최대 5배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거짓청구 기관 명단이 공표되고 의료인 자격정지까지 가능해, 업계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항목을 사전에 의약단체와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의료계 스스로 청구 관행을 바로잡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사후 적발뿐 아니라 사전 예방 활동도 대폭 강화한다. 진료 단계에서 올바른 청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고도화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가짜 진료나 가짜 환자에 대한 제보자에게는 적발·환수액 규모에 따라 최대 30억원의 신고포상금이 지급돼 시민 감시 기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기 위해 기획조사를 재개했다”며 “이번 조사가 거짓·부당청구에 대한 의료계의 경각심을 높이고 올바른 청구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을 억제하고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