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초장기기술투자펀드'를 출시한다. 금융위원회는 7월 20일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국민성장펀드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이 펀드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기존 정책성 펀드와 달리 펀드 존속 기간을 최대 15년으로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일반 정책 펀드가 8~10년인 데 비해 두 배 가까이 긴 기간 동안 기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해는 8,8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6,800억원(약 77%)을 첨단전략산업기금(6,000억원)과 재정(800억원)이 부담해 민간 운용사의 자금 모집 부담을 크게 낮췄다. 나머지 2,000억원 이상은 민간 자금으로 충당한다.
펀드는 차세대 반도체, 첨단 신약, 우주항공 등 상용화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첨단산업 분야에 장기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재무제표뿐 아니라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운용사를 선정할 때 우대하고, 미래 원천기술이나 핵심기술에 특화된 전문 운용사(KSTP)의 출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투자플랫폼으로서 우리 경제의 흐름을 미래와 혁신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바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주력산업의 핵심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은 필수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펀드가 되어야 하며, 추가 투자 시 실적을 우대하고 조기 회수 시 불이익을 주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청회 패널토론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장기 인내투자가 필요한 분야의 경우 상용화와 회수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려 장기 모험자본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술 기업이 중요한 성과를 달성하기 직전 후속 투자가 끊기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극복하는 데 이 펀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 방식과 관련해서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방식의 배제 여부, 장기간 우수 운용인력 유지를 위한 성과보상체계 마련, 위탁운용사의 겸업제한 완화 등 실무적 보완 요청도 제기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팀장은 “초장기존속기간과 높은 정책출자 비중, 기술 평가 중심의 선정 기준까지 자금시장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정면으로 겨냥한 진일보한 설계”라며 “모태펀드 이어달리기, 세컨더리 등 회수 경로가 실질적으로 작동해 연기금 등 민간 자금이 유입된다면 첨단산업 육성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펀드 운용 방안을 확정하고, 3분기 중 운용사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후 운용사 선정과 민간 자금 모집을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실제 투자가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