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장에 만연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단속해 30여건을 수사기관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월 20일 법 시행 2주년을 맞아 그간의 조사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은 전담 조사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포렌식 도입, 과징금 제도 내실화 등 조사·제재 수단을 확충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거래 상시감시 체계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혐의가 확인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해 엄중 대응해왔다.
조사 결과 총 40여건의 사건을 처리했으며, 이 중 30여건을 검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통보했다. 혐의자는 총 25명으로, 사건당 부당이득은 평균 14억원 수준이었다. 부당이득 규모별로 보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 8건, 50억원 이상이 1건이었다. 형사처벌은 부당이득 5억원 미만일 때 1년 이상 징역,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 50억원 이상은 5년 이상으로 가중된다.
혐의 대상 가상자산 종목은 건당 평균 8종목으로, 초단기 시세조종이 여러 종목을 동시에 노리는 특성이 반영됐다. 과징금은 부정거래 1건과 시세조종 1건 등 총 2건에 대해 부당이득을 웃도는 수준(125~165%)으로 부과해 부당이득 환수에 주력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발행재단 물량을 고가에 처분하기 위해 고빈도 API 매수·매도와 허수주문으로 시세를 끌어올린 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이 수사기관에 통보됐다. 또 밈코인 발행 관계자들이 자산을 선매수한 뒤 SNS에 허위정보를 올려 매수세를 유인하고 보유 물량을 전량 매도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부정거래 사건은 고발 조치됐다. 고가매수와 허수매수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단기간 집중해 가격을 올리고 차익을 실현한 사건은 통보와 함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현재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법 시행 이후 경주마, 가두리 등 가상자산시장 특유의 초단기 시세조종과 발행재단 연계 시세조종, 해외거래소 연계 시세조종을 엄중 조치했다. 경주마는 가격상승률이 초기화되는 특정 시간에 주문을 몰아 상위 종목으로 만든 후 매수세를 유인하는 수법이고, 가두리는 특정 거래소에서 입출고가 차단된 틈을 타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린 후 보유 자산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해외거래소와 협조해 거래내역을 확보하는 등 초국경적 거래에도 적극 대응했다.
또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시세를 조작하는 대형 고래의 펌프 앤 덤프 행위, API 키 대여를 통한 단기 시세조종, SNS 허위사실 유포 부정거래 등 고위험 분야를 기획 조사하고 민원 처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을 신속히 조치했다.
시장감시 역량 강화를 위해 AI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세조종을 초 단위로 분석하고 혐의군과 혐의구간을 자동으로 적출하는 기능을 개발해 불공정거래 시도 종목을 조기에 포착하고 신속히 조사할 수 있게 됐다. 가상자산거래소들도 이상거래 적출 기준을 마련하고 심리 절차를 거쳐 금융·수사당국에 통보하는 상시감시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높은 거래에 대해 이용자에게 주의를 안내하고 반복 주문을 제한하는 예방 조치도 시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모든 위법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특히 가상자산 불법이익의 은닉을 막기 위해 계정·계좌 지급정지 제도와 위법행위 조기 적발을 위한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제도를 디지털자산법(2단계법)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갈수록 지능화·대형화·복잡화되는 불공정거래에 대응해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