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에 대한 이행 점검을 실시한 결과, 공시대상기업집단의 하도급대금 지급 금액이 총 89조 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92개 기업집단 소속 1,417개 사업자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제도가 2023년 1월 도입된 이후 여섯 번째 공시 결과다.
하도급대금 지급 금액이 가장 많은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로 11조 2천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어 삼성(8조 9,500억 원), HD현대(5조 5,800억 원), 한화(5조 3,700억 원), LG(4조 7,7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급수단별로 살펴보면, 공시대상 원사업자의 현금결제비율은 평균 84.71%, 현금성결제비율은 평균 98.3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금결제는 현금이나 수표, 만기 1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 만기 10일 이하 상생결제를 포함하며, 현금성결제는 여기에 만기 60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과 상생결제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특히 한국지엠, 한진, BS, 네이버 등 전체 기업집단의 약 31%에 해당하는 29개 집단은 현금결제비율이 100%로 나타나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을 현금 위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현금결제비율이 낮은 집단은 KG(24.51%), 하이트진로(26.37%), LS(34.36%), 두산(39.59%) 순이었다.
지급기간별로는 하도급대금의 66.82%가 15일 이내에 지급됐고, 30일 이내 지급 비율은 86.41%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대금 지급이 법정 지급기간인 60일의 절반 이하 기간 내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0일 이내 지급 비율이 70% 이상인 집단은 유코카캐리어스(100%), 파라다이스(100%), LG(80.96%), HDC(78.78%), GS(73.93%), 호반건설(71.98%), 삼성(71.11%), DN(70.40%) 등 총 8개로 나타났다.
법정 지급기간인 60일을 초과해 지급된 대금은 전체의 0.16%인 1,389억 원에 불과했다.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높은 집단은 이랜드(14.02%), 대방건설(10.11%), SM(5.4%), 교보생명보험(2.94%), KG(2.51%) 순이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해야 하며, 이를 초과하면 지연이자 등을 지급해야 한다.
하도급대금 분쟁조정기구를 운영하는 공시대상 원사업자의 비율은 증가 추세로, 총 43개 집단 내 144개 사업자(10.2%)가 설치·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별로는 삼성(15개), 현대자동차(12개), 아모레퍼시픽(11개), 현대백화점(9개), 롯데(8개), 포스코(8개), LG(7개), SK(6개) 순으로 많았다.
이번 점검 결과를 반기별로 비교하면, 제도 도입 이후 현금결제비율은 84~86%대를, 현금성결제비율은 97~98%대의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내 지급 비율과 60일 내 지급 비율은 2025년 상반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으나, 분쟁조정기구 운영 비율은 다소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번 공시 점검을 통해 하도급대금을 공시 기간 내에 공시하지 않은 3개 사업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가 부과된 사업자는 카카오 계열의 보이스루와 스튜디오원픽, SK 계열의 원폴로, 각각 4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또한 공시 내용 중 단순 누락이나 오기가 발견된 31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정정 공시하도록 조치하고, 앞으로 정확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안내했다. 누락·오기 사례로는 항목별 소계나 합계 금액 및 비중을 입력하지 않은 경우, 비중을 잘못 기재한 경우(예: 62.63%를 62,63%로 표기) 등이 있었다.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제도는 수급사업자의 협상력을 높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원사업자별 대금 결제 건전성을 쉽게 파악하고 비교해 협상에 활용할 수 있으며, 원사업자들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결제 조건이나 관행을 개선할 유인을 가지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 공시에서 60일을 초과해 지급한 하도급대금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를 중심으로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등 지급 여부를 추가 점검하는 등 하도급대금 관련 불공정 관행을 면밀히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