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순간 응급실을 찾은 사람들에게 치료와 함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원을 제공하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병원이 전국 100곳으로 늘어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7월 13일부터 이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을 기존 95개소에서 100개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13년 25개 병원에서 시작해 2023년 80개소, 2024년 90개소, 2025년 93개소로 꾸준히 늘어왔으며, 올해 초 2개소를 추가 지정한 데 이어 이번에 5개소를 더해 100개소를 달성했다.
자살시도자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상당수는 퇴원 후 상담이나 치료 같은 사후관리로 이어지지 못해 자살 재시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따라 응급치료 후 신속하게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업 참여 병원 응급실에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가 설치된다. 이 센터에는 응급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사례관리자가 팀을 이뤄 근무하며 의료적 치료와 심리·복지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
자살시도자가 응급실에 내원하면 먼저 응급치료를 받고, 초기 상담과 위험도 평가를 진행한다. 이후 최대 4회의 단기 상담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복지 자원으로 연계한다. 자살시도로 인한 신체 손상과 정신과 진료에 드는 치료비도 1인당 연 1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돕는다.
지난해 2만 2868명의 자살시도자가 사업 참여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이 중 1만 4414명이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의 사례관리에 동의해 서비스를 받았다. 사업의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사례관리를 4회 받은 자살시도자는 자살 생각을 가진 비율이 28.8%에서 13.8%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자살 위험도가 '상'으로 평가된 비율도 17.0%에서 5.3%로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보건복지부와 재단은 사업 확대를 위해 자살시도자가 많이 내원하는 병원을 직접 찾아가 설명회를 열고 참여를 독려해 왔다. 아울러 자살시도자와 유족 등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주체를 기존 자살예방센터 종사자에서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종사자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가 현장에서 곧바로 긴급복지 지원으로 연계될 수 있게 됐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 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에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등을 신속히 지원하는 제도다.
이선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가장 힘든 순간 응급실을 찾은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뿐만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촘촘한 지원"이라며 "자살시도자 한 분 한 분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응급실을 든든한 안전망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업 참여 병원은 전국 17개 시도에 고루 분포돼 있다. 서울에는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등 24개 병원이 참여한다. 경기 지역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동국대학교 일산불교병원,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등 18개 병원이 포함됐다. 부산은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부산대학교병원, 동아대학교병원 등 6개 병원, 대구는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영남대학교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등 5개 병원이 참여한다.
인천은 가천대학교 길병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인하대학교병원 등 8개 병원, 광주는 조선대학교병원과 전남대학교병원 2개 병원, 대전은 충남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을지대학교병원 3개 병원이 참여한다. 울산은 울산대학교병원 1개 병원, 세종은 세종충남대학교병원 1개 병원, 강원은 강원대학교병원,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등 4개 병원, 충북은 청주하나병원, 효성병원, 충북대학교병원 3개 병원이 포함됐다.
충남은 홍성의료원, 천안충무병원, 아산충무병원 등 4개 병원, 전북은 남원의료원, 대자인병원, 원광대학교병원 등 6개 병원, 전남은 목포중앙병원과 순천 성가롤로병원 2개 병원, 경북은 문경제일병원, 세명종합병원,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등 6개 병원, 경남은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 4개 병원, 제주는 제주한라병원, 제주대학교병원, 서귀포의료원 3개 병원이 참여한다.
이들 병원은 자살시도자 내원 건수에 따라 사례관리자 배치 인원과 근무 시간이 다르다. 일부 병원은 24시간 운영되며,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운영하는 기관도 있다. 사례관리자는 정신건강전문요원,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자살시도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