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손해보험 시장에서 수수료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지 보험대리점업계가 보험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 정책과 대리점 재편 움직임에 강한 반발을 표시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12일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는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손해보험 대리점 문제를 생각하는 원내집회 실행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일본 전역에서 모인 보험대리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보험사별로 다른 수수료 포인트 기준이 고객 맞춤형 상품 비교를 어렵게 만들고, 대리점 규모에 따른 격차가 확대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특히 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협의가 형식화되고 보험사가 분업형 전환이나 폐업을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금융청 감독국 보험과장 시모이 요시히로는 개정 보험업법과 감독지침을 설명하며 “보험사가 과도한 체제 정비를 요구하거나 업무 품질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사와 대리점 간 대화를 통해 업무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지원 목소리가 나왔다. 자민당 니시다 쇼지 참의원은 “보험계약자 이익 보호가 공익”이라고 말했고, 일본공산당 고이케 아키라 참의원은 “대리점 동의 없는 수수료 기준 변경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조발표에 나선 효고현립대 객원연구원 마쓰우라 아키라는 “대형 손보사들의 정책이 금융청 감독지침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업무 품질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규모에 따라 수수료 격차를 확대하고 전체적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료 수입이 적은 소규모 대리점일수록 기본 포인트 삭감 폭이 커져 지역 밀착형 대리점들이 경영난에 빠지고 있으며, 이는 대규모 재해 발생 시 현장 대응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청은 고객 접점 역할을 하는 보험대리점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제도 설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회에서는 실제 소송 사례와 현장 민원도 공유되며 문제의 심각성이 재확인됐다. 일본 보험업계는 수수료 체계와 대리점 생태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