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의 적용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 바꾸는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7월 10일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해 노사 관계자와 함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같은 날 소득기반 고용보험의 세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40일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현행 월 60시간(주 15시간) 이상 근로에서 월 보수 80만원 이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주 15시간 근무하는 신규 고용보험 가입 노동자의 월 평균 보수가 79만원인 점,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적용 기준이 80만원인 점 등을 고려해 설정됐다. 앞으로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함께 마련했다.
또한 개별 사업장에서 받는 보수가 80만원에 미달하더라도 여러 사업장에서 받는 보수를 합쳐 80만원 이상이면 본인 신청을 통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보수 합산제도'가 신설된다. 이를 통해 저소득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보험료 징수 체계도 크게 바뀐다. 사업주가 매년 한 번 신고하던 '연 보수총액 신고'가 폐지되고, 매월 근로복지공단에 월 보수를 신고하거나 국세청에 소득신고한 것을 월 보수 신고로 대체하는 '월 보수 신고' 제도가 도입된다. 신고 기한은 보수를 지급한 달의 다음 달 말일까지다.
취약계층 지원도 확대된다. 사회복지 분야 비영리법인의 경우 지금까지는 상시근로자 수만 기준으로 우선지원 대상기업을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수익 기준(600억원 이하)을 추가해 더 많은 기관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그동안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번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은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 바꾸고 국세청 소득자료와 연계해 일하는 모든 사람을 고용보험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월부터 전담 TF를 구성해 국세청,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 다른 사회보험기관과 업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 소득자료(약 2,510만건, 2025년 기준)와 고용보험 DB자료(약 1,550만명, 2025년 기준)를 매칭·연계해 개별 노동자의 소득을 바탕으로 고용·산재보험료를 부과·정산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새롭게 설계하고, 전산 시스템 인프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주의 월 보수 신고와 상담 편의를 위해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개편, 모바일 앱 고도화, 원클릭 보수 서비스 활성화, 챗봇 상담 시스템 구축도 진행된다. 세무사 등 신고 대행기관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세무사랑, 위하고 등)과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를 연계해 신고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다.
근로복지공단 노사는 소득기반 고용보험의 성공을 위해 현장 여건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노동조합은 제도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충분한 인력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며, 노동자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중취득 제한 등도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장관은 "소득기반 고용보험은 대한민국 고용보험 3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라며 "전산 시스템 등 인프라를 포함해 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사항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득기반 고용보험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하겠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의 첫걸음"이라며 "이제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소득을 기준으로 새로운 고용안전망을 구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소득·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인적용역사업소득자를 중심으로 노무제공자에 대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등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입법예고안은 고용노동부 누리집이나 대한민국 전자관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국민 누구나 일반우편이나 전자우편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