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기념해 마련된 ‘조선의 기록과 왕실 문화’ 전시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태조실록과 성종실록의 원본이 일반에 공개된다. 두 기록물은 각각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귀중한 문화재다.
태조실록은 조선이 건국된 후 처음으로 편찬된 실록으로, 1413년에 완성됐다. 이후 1448년에 내용이 보강된 증수본이 제작됐으며, 이번에 전시되는 권1은 전주사고에 보관되었던 판본이다. 전주사고는 임진왜란 당시에도 화를 면한 유일한 사고로, 당시의 인쇄 상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 판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으며, 목판 인쇄의 정교함과 조선 초기 종이·먹의 질을 생생히 보여준다.
함께 전시되는 성종실록 권297은 1606년에 간행된 태백산사고본이다. 태백산사고는 조선 후기까지 실록을 안전하게 보관한 대표적인 사고로, 이 실록 역시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다. 성종실록은 총 297권에 달하는 분량으로, 조선 제9대 임금 성종의 치세 25년을 정치·경제·문화·사회 전반에 걸쳐 상세히 기록했다.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기록은 25대 왕에 걸친 472년간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당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을 알 수 있는 1급 사료로 꼽힌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실록들은 편찬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가장 오래된 판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는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조선 왕실의 뛰어난 기록 문화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와 연계되어 열리는 만큼,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주최 측을 통해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