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산업 24년… 단순 보장 넘어 종합금융으로 진화
보험산업이 지난 24년 동안 외형과 역할에서 모두 큰 변화를 겪었다. 2002년 말 생명보험사 22개, 손해보험사 23개에 불과했던 시장은 2025년 말 기준 손해보험사가 30개로 늘어나며 재편됐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으로 탄생한 신한라이프, 디지털 특화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카카오손해보험의 신규 진입이 두드러졌다. 반면 MG손해보험은 부실 여파로 예별손해보험으로 이관되는 등 성장과 구조조정이 공존했다.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확대됐다.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49조668억원에서 127조5061억원으로 2.6배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조8282억원에서 4조9680억원으로 늘었다. 손해보험업계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져 당기순이익이 3249억원에서 7조2492억원으로 22배 이상 급증했다. 질병보험과 상해보험 등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와 투자수익 개선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도 7조9138억원에서 20조2890억원으로 커졌지만, 잦은 보험료 인하와 손해율 악화로 지난해 7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판매 채널의 지형도 완전히 바뀌었다. 2002년 보험사 전속설계사가 20만9180명으로 시장을 주도했지만, GA 소속 설계사는 3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5년 GA 설계사가 20만4282명으로 처음 전속을 추월한 이후 2025년 말 기준 31만9000명까지 불어났다. 반면 전속설계사는 21만5586명에 그쳤고, 생명보험사 전속은 7만3621명으로 2002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면 채널 비중은 46.1%까지 낮아진 반면 온라인 채널은 37.4%로 확대되며 비대면 가입이 보편화됐다.

상품 구조도 극적으로 변화했다. 2002년 종신보험 누적 계약이 700만건을 돌파하며 '평생 재무설계'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저출산·1인 가구 증가로 사망보장 수요가 줄면서 건강보험과 질병보험으로 중심이 이동했다. 종신보험 신계약은 2023년 106만건까지 감소했다가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늘며 2025년 200만건을 회복했다. 다만 과거의 순수 사망보장 상품이 아닌 환급과 자산관리 기능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했다. 퇴직연금 시장은 2002년 91조원에서 2025년 501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지만, 보험사 점유율은 83.9%에서 20.9%로 급락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각각 52.0%, 26.2%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은 보험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02년 7.9%에서 2025년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보험사들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언더라이팅, 보험사기 탐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최근 생성형 AI 도입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는 기업 보험 영역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은 단순한 위험보장을 넘어 국민의 건강·노후·자산관리를 아우르는 종합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