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핵심 내용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감염 후 나타나는 인지장애의 원인을 밝혀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S1)이 뇌에 침투해 신경세포 간 연결(시냅스) 기능을 방해하고,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NMDA 수용체의 유전자 발현을 줄이며, 치매와 파킨슨병과 관련된 독성 단백질(타우와 알파 시누클레인)의 축적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메트포르민이 뇌 보호 효과를 보여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11월 7일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됐다.
이 발견은 코로나19 감염자 중 20~30%가 경험하는 피로,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등의 신경학적 후유증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기여한다. 연구는 주로 동물 모델을 통해 진행됐으며, 인간 환자 관리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산하 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가 협력한 이번 연구는 감염병 후유증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 배경 및 현황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7억 7천만 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이 중 약 20~30%의 사람들이 감염 후 장기간 지속되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그중 신경학적 문제는 특히 두드러진다.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불안 등의 인지장애는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또는 '롱코로나'로 불리며, 환자들의 일상생활을 크게 위협한다. 한국에서도 2022년 8월부터 질병관리청이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조사연구 사업'을 통해 이러한 증상의 양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발굴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전 연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혈액과 뇌 조직에 수개월 이상 남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이 단백질이 뇌 기능에 미치는 구체적인 기전은 불분명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감염 후에도 독립적으로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해 동물 실험을 통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했다. 전 세계적으로 롱코로나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연구는 공중보건 정책 수립에 필수적이다.
3. 상세 내용
연구진은 스프라그-도들리 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S1, 0.5μg)을 비강으로 투여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단백질은 투여 3시간 이내에 뇌의 해마(기억 형성에 중요한 부위)에 도달했다. 6주 후 실시된 행동 실험에서 쥐들은 학습과 기억 능력이 현저히 저하됐다. 예를 들어, 모리스 수중 미로 실험(Morris water maze)에서 숨겨진 플랫폼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는 인간의 인지장애와 유사한 양상이었다. 또한, 개방 공간 행동 실험(Open field test)에서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 행동이 증가해 탐색 활동이 줄었다.

분자 수준 분석에서는 투여 1주 후 시냅스 가소성(신경세포 간 연결의 유연성) 관련 유전자(GRIN2A, JPH3 등)가 감소해 NMDA 수용체(기억 형성과 신호 전달에 핵심적인 단백질)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주 후에는 해마의 신경세포 수가 감소하고, 과인산화 타우(p-tau, 치매 관련)와 알파 시누클레인(파킨슨병 관련) 같은 독성 단백질의 축적이 확인됐다. 이는 장기적인 뇌 손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메트포르민을 함께 처리한 그룹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크게 완화됐다. 세포 실험(신경세포주 N2A, H4 사용)에서 메트포르민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의한 독성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고, 신경세포 기능을 회복시켰다. 연구 주도자 고영호 박사(국립보건연구원 뇌질환연구과장)는 "코로나19 감염 후 인지장애의 병리 기전을 밝히고, 이미 임상에서 사용되는 메트포르민의 억제 가능성을 제시한 점이 크다"고 밝혔다. 1저자인 이혜경 선임연구원은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롱코로나 치료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 김정연 과장은 "현재 진행 중인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방법으로는 전사체 분석(mRNA 시퀀싱), 면역조직화학, 단백질 분석(Western blot) 등이 사용됐다.
4. 영향 및 전망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수백만 명에게 희망을 준다. 인지장애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뇌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로 인한 문제로 규명됨으로써,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메트포르민은 부작용이 적고 저렴한 약물로, 당뇨병 환자 외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그러나 동물 실험이기 때문에 인간 대상 임상 시험이 필수적이다.
향후 전망으로는 질병관리청의 지원 아래 임상 연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임승관 청장은 "코로나19 이후 장기 증상을 겪는 환자 연구를 지속하고, 과학적 근거 기반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메트포르민의 효과가 입증되면, 롱코로나 치료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될 수 있으며,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 효과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감염병 후유증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환자들은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 상담을 권장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5. 참고 정보
메트포르민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당뇨병 2형 치료제로, AMPK 경로를 활성화해 세포 에너지 대사를 조절한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신경보호 효과는 HIF-1α 경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NMDA 수용체는 뇌에서 글루탐산 신호를 전달하며, 기억 학습에 핵심적이다. 타우 단백질은 뉴런 안정성을 유지하나 과인산화 시 치매를 유발하고, 알파 시누클레인은 파킨슨병에서 응집체를 형성한다.
관련 제도로는 한국의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조사연구 사업'이 있으며, 환자 등록과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추가 정보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나 국립보건연구원(043-719-8630, 고영호 과장)으로 문의할 수 있다. 연구 논문은 PLOS ONE(2025.11.7 게재)에서 확인 가능하며, 제목은 'SARS-CoV-2 spike protein causes synaptic dysfunction and p-tau and α-synuclein aggregation leading cognitive impairment: The protective role of metformin'이다.
📌 원본 문서: [12.10.수.석간] 코로나19감염 후 나타나는 인지장애 유발 원인 확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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