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우주시대 앞당긴다…정부, 우주보험 인프라 구축 본격화

민간 우주 발사 시대를 맞아 정부가 우주보험 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우주항공청은 해외 재보험 의존도가 높은 현재 구조가 민간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스타트업 진입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 제도 정비에 나선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방위산업공제조합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공제조합과 주요 손해보험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 우주보험 시장은 사실상 해외 재보험사에 의존하는 구조다. 발사 실패, 궤도 진입 오류, 우주파편 충돌 등 초대형 리스크를 단독으로 인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연구원은 위성보험을 발사 전·발사·궤도·기타 보험으로 나누고, 다수 손보사가 공동 인수한 뒤 글로벌 재보험사로 위험을 재분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글로벌 재보험사 뮌헨리는 우주보험이 프로젝트 전 단계의 위험을 관리하는 특수보험으로, 물적 손해뿐 아니라 수입 손실까지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주요국은 우주보험과 정부의 위험 분담 체계를 함께 구축해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발사·재진입 사고 시 최대 예상 손실을 산정하고 사업자가 보험·에스크로·재정준비금 등으로 재정 책임을 증명하도록 한다. 영국은 발사 운영자에게 무제한 책임을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했고, 프랑스는 우주운영법을 제정해 허가·감독 체계를 운용 중이다. 일본도 우주활동법에 발사사업자의 손해 담보 조치를 구체화하고, 정부가 손해배상 보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법적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다. 우주개발진흥법과 우주손해배상법은 발사허가 신청 시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사고 1건당 책임 한도를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초과 피해는 국회 의결을 거쳐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법적 의무가 곧바로 시장 성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위험도 분석 기준 정립, 전문 인력 확보, 표준 약관 개발, 정부의 초기 시장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우주항공청은 2026년 업무계획에 민간 제품·서비스 직접 구매와 공공·국방 위성 발사 시 국내 발사 우선 검토 법적 근거 마련 등을 포함시켰다. 2029년 이후 누리호 반복 발사 일괄계약과 2027년 개방 예정인 민간 발사장 구축도 추진한다. 오태석 청장은 "우주보험은 필수 인프라"라며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해 다각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발사 횟수 증가와 민간 참여 확대는 보험을 발사 허가와 사업성 판단의 핵심 조건으로 자리 잡게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