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금융연구원에서 하나금융연구소와 한국금융연구센터가 공동으로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주제는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주요 과제: 민간 벤처투자를 중심으로’였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 행사를 16일에 공개했다.
40여 명의 전문가와 금융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벤처시장 육성과 혁신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책 및 민간 부문의 과제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자금이 부동산 등 가계대출에 집중되면서 중소·벤처기업 자금 공급이 위축된 점에 공감하고, 민간 벤처투자 부문의 대응 방안을 토론했다.
제1세션에서는 한재준 인하대학교 교수와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국내 벤처투자시장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들은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이 OECD 32개국 중 투자 규모 5위지만 정책금융 의존도가 높고, 연기금·공제회 출자 비중이 3%로 미국(42%)·유럽(12~18%)과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책자금 성과평가체계를 투자규모 중심에서 정책목표 부합도와 기업 성장 기여도 중심으로 개편하고, 대기업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활성화, 기관투자자 벤처펀드 출자 확대, 규제샌드박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2세션에서는 윤선중 동국대학교 교수와 한재준 교수가 모험자본 회수시장 활성화 과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내 벤처투자 구조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기업공개(IPO) 중심 회수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RCPS 남용이 스타트업 현금흐름을 악화시키고 혁신을 위축시킨다며, 공적기금은 보통주나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같은 리스크 공유형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스타트업이 IPO까지 평균 14년 걸리는 반면 미국은 M&A 중심으로 평균 5년 내 회수된다는 점을 들어 M&A 중심 조기 회수 생태계 전환을 제시했다.
제3세션에서는 윤승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한국형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제도의 입법 경과와 과제를 발표했다. 윤 교수는 한국형 BDC가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할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여건에 따라 레버리지 한도 등을 정기적으로 조정하는 동적 규제 접근과, 미국의 적격투자회사(RIC) 모델을 참고한 이중과세 방지형 세제 인센티브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