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보험의 역할이 재난 대응을 넘어 일상의 안전망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시민안전보험은 자연재해나 사고 시 사망·후유장해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자전거 사고,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개 물림 피해, 사이버 범죄 등 생활 속 리스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을 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전략적 전환을 보여준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16일 6개 지자체와 체결한 상생보험 업무협약은 지역 맞춤형 보험 모델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다. 경남은 화재배상책임, 충북은 사이버케어, 제주는 건설현장 기후보험 등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상품이 오는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여기에 신용생명보험 기능이 결합돼 사망이나 중대질병 발생 시 대출금 상환이 가능해지며, 서민 금융안정망으로서의 기능도 강화된다.
서울 노원구는 올해 구민 자전거보험의 진단위로금을 최대 70만원으로 인상하며 실질적 보상 수준을 높였다. 안산시와 계룡시, 횡성군 등도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보험을 운영하거나, 타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까지 보장 범위에 포함시키는 등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보험 안전망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사례다.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도 새로운 정책 보험의 대표적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전국 약 40개 지자체가 유사 제도를 운영 중이며, 진주시는 올해 관련 조례안을 발의하고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마포구와 음성군은 보장 항목을 각각 19개와 17종으로 확대하며 보험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병역의무 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해와 질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의지로 읽힌다.
다수의 새로운 보험 상품은 자동가입 방식을 채택해 절차적 장벽을 제거하고, 기존 보험과의 중복보상 허용으로 보장 사각지를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세금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보장 기준의 일관성과 보험금 지급의 투명성 확보가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지자체 보험의 확대가 정책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선 제도 설계의 정교함과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