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비보험이 다섯 번째 세대로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논의 중인 5세대 실손보험은 기존보다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되, 비급여 항목의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 특히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 MRI 등 과잉 이용 논란이 컸던 항목에 대해서는 보상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이는 보험사 손해율 과잉 상승을 억제하고 상품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운영 중인 3·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이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나, 연간 보험료 인상률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부담이 누적돼 왔다. 이에 따라 보험료 절감 효과를 강조한 5세대 상품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일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비자들에게는 실질 보장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기존에 70% 수준으로 보상되던 비급여 치료비가 새 상품에서는 50% 안팎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5세대 출시가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실손보험이 의료비 보전 수단을 넘어 비급여 진료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가 반복되며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이 반복된 만큼, 보장과 부담의 균형을 재설계하는 것은 불가피한 전환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소비자 영향 분석은 보다 세밀한 접근을 요구한다. 자주 이용하는 치료 항목이 보장 축소 대상에 포함될 경우, 보험료 절감 효과보다 실손 보상 감소 폭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 디스크 등 만성 질환으로 정기적인 도수치료를 받는 이들에게는 기존 상품 유지가 더 유리할 수 있다. 5세대 실손의 세부 약관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전환 보다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5세대 실손보험이 정식 도입되면, 소비자의 의료 이용 패턴에 기반한 선택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건강 상태와 치료 빈도를 면밀히 고려하지 않고 보험료 절감에만 주목할 경우 예상치 못한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이번 변화를 계기로 실손보험의 본질적 기능인 ‘의료비 안정망’으로의 재정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