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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3화]

묻는 사람

작성: 2026.04.11 23:45 조회수: 2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허구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묘사되는 폭력, 복수, 무공 등은 장르적 장치이며 현실의 행위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백학루를 나오자 골목의 바람이 세졌다. 처마 끝에 매달린 낡은 등롱이 빠르게 흔들렸고, 그 아래 세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났다. 거리는 얼마 전까지 왁자하게 돌아가던 장날의 잔해로 어질러져 있었다. 짚 냄새와 누군가 흘리고 간 기름 냄새가 섞여 코끝에 걸렸다. 서진해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숨이 조금 얕아지는 느낌이었다.

윤세하는 이미 열 걸음쯤 앞에 서 있었다. 등을 보인 채였다. 서진해는 그 등을 바라보다 시선을 내렸다. 자신의 손이 아직 주먹을 쥐고 있었다. 백학루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먹을 쥔 것을 자신도 몰랐다. 손가락을 천천히 폈다. 손바닥 안에 땀이 고여 있었다.

"저녁은 내가 준비해 두겠습니다. 운주성 안에 아는 곳이 있어요."

윤세하가 돌아서지 않은 채 말했다. 목소리는 평온했다. 전혀 흔들리지 않는 그 평온함이 오히려 서진해의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사제도 담 소저도 오랜 길을 왔으니, 오늘 밤은 쉬어야지요."

"감사합니다, 사형."

서진해는 짧게 대답했다. 더 이상 덧붙이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윤세하가 골목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이 지나치게 짧았다. 마치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던 사람처럼. 막금산은 그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담배쌈지를 꺼냈다.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냥 손 안에서 만지작거렸다. 그 손이 일하다 굳은 손이라는 것을, 서진해는 새삼 눈에 담았다.

"야."

담소령이 서진해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 막금산이 슬쩍 옆으로 비켜섰다. 이 자리에서 자신이 없는 편이 낫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아는 사람의 움직임이었다. 그는 대여섯 걸음쯤 떨어진 곳에서 담배쌈지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담소령은 그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진해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물어봐도 돼?"

서진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이 허락이라는 것을 담소령은 알았다.

"너, 잔화심결 가지고 뭐 할 거야."

담소령의 목소리는 낮았다. 쾌활하거나 직설적인 평소 말투와 달랐다. 질문이라기보다는 확인에 가까웠다.

"복수? 증명? 아니면 그냥 품고 다니다가 죽을 거야?"

말 끝에 가시가 돋혔지만, 그 가시 아래에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서진해는 느꼈다. 화가 아니었다. 조급함에 가까웠다.

"……아직은."

그가 입을 열었다.

"모르겠습니다."

"모른다고."

담소령이 그 말을 받아 되뇌었다. 한 박자 침묵이 흘렀다.

"그게 솔직한 거긴 한데."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짧고 거친 숨이었다. 한숨 뒤에 뭔가를 꺼내 결심한 사람의 호흡이었다. 담소령은 품에서 약첩을 꺼냈다. 어머니의 유품이었다. 표지가 닳고 모서리가 접혀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손 안에서 잠깐 쥐었다가 펼쳤다.

페이지 하나가 느슨하게 끼워져 있었다. 별도로 접힌 종이였다. 담소령은 그것을 꺼내 천천히 펼쳤다. 서진해는 옆에서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어머니의 필체였다. 백학루의 의서 여백에 남겨진 것과 같은 손길이었다. 담소령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녀는 그것을 감추지 않았다. 감추려 하지 않는 것 자체가 그녀 나름의 방식이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한 금기와 대가."

담소령이 읽어 내려갔다.

"잔화심결 후반부를 운용할 때 반드시 의술 편과 함께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쓰는 사람이 먼저 무너진다."

그녀가 멈췄다. "이게 어머니 글씨야. 내가 여섯 살 때부터 봐온 글씨거든?" 마지막 말은 서진해에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서진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하나도 나오지 않는 쪽이었다. 담소린이 이 종이를 약첩 안에 따로 끼워 둔 것은 녹담자에게 전하려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전하지 못한 채 죽었고, 그 딸이 이 골목에서 그것을 펼쳤고, 지금 자신의 앞에 내밀고 있었다. 그 경로가 너무 길고 너무 많은 것을 잃으며 이어져 온 탓에, 서진해는 쉽게 손을 내밀지 못했다.

담소령이 그 종이를 반으로 접어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억지로 쥐어주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놓아두는 것과 쥐어주는 것의 중간 어딘가였다.

"가져."

그녀가 말했다.

"나는 어머니가 왜 이걸 남겼는지 알고 싶어서 따라다니고 있는 거야. 네가 잔화심결을 어디에 쓰든 그건 네 선택인데, 이건 어머니가 너희 사부한테 남긴 거잖아. 그러면 결국 너한테 닿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말투는 무뚝뚝했지만, 눈이 딴 데를 봤다. 서진해 쪽을 정면으로 보지 않았다. 그 회피가 오히려 그녀가 얼마나 이 선택을 어렵게 했는지를 드러냈다.

서진해는 종이를 받아 쥐었다. 단단히 쥐었다. 품에 넣기 전에 잠깐 내려다보았다. 담소린의 글씨는 힘이 있었다. 의녀의 손에서 나온 글씨답게, 획 하나하나가 또렷하고 흔들리지 않았다. 살리기 위해 쓴 글씨였다. 그것이 지금 이 골목에서 자신의 손 안에 있었다. 서진해는 그것을 천천히 접어 잔화심결과 녹담자의 침통 사이에 끼워 넣었다. 품 안에서 세 개의 무게가 한꺼번에 느껴졌다.

막금산이 담배쌈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천천히 돌아왔다.

"저녁 자리 가기 전에 국수라도 한 그릇 먹어야겠다. 이놈아, 얼굴이 흙빛이다."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꽉 막혔던 것을 조금 풀어주었다. 담소령이 코웃음을 쳤다.

"저도요. 배고파 죽겠거든요, 아까부터."

"당신이 국수 값은 냅니까."

서진해가 말했다. 막금산이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씩 웃었다.

"이놈이 이제 말대꾸를 한다."

담소령이 먼저 골목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국수집을 찾겠다고 우기는 목소리가 앞에서 들렸고, 막금산이 아무 데나 들어가면 된다고 받아쳤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소리였다.

서진해는 뒤에서 걸었다. 두 사람의 말소리가 앞에서 작게 들렸다. 그런데 그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잠깐 멈추었다. 한 걸음이었다. 발이 저절로 멈춰 선 것이었다. 품 안에 세 가지가 있었다. 잔화심결과 녹담자의 침통, 그리고 방금 받은 담소린의 종이. 셋 다 죽은 사람의 손에서 온 것들이었다. 그것이 살아 있는 자신의 가슴 안에서 함께 무게를 이루고 있었다. 복수를 위해 쓸 것인지, 누명을 벗기기 위해 쓸 것인지, 아니면 사부가 원했던 것처럼 살리기 위해 쓸 것인지. 그 질문에 담소령이 먼저 물음을 던졌고, 서진해는 아직 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한 사형이 그 질문을 어떤 방향으로 밀어붙일지도 아직 알 수 없었다. 윤세하의 뒷모습이 골목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던 장면이 눈에 남아 있었다. 그리움과 경계가 한 자리에 겹쳐 있었다. 서진해는 그것을 구별하려 하지 않았다. 구별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나누는 것이 지금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어딘가에서 알고 있었다. 그는 다시 걸음을 뗐다. 앞에서 막금산과 담소령의 말소리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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