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야구장 관람석에서 핫도그나 츄러스를 손에 들고 응원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정부가 그동안 불분명했던 야구장 등 체육시설 내 조리식품 이동판매를 전격 허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규제합리화위원회 민생분과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현장 국민 체감형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적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관람 편의를 높이고 글로벌 수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야구장 내 식품과 주류의 이동판매가 이미 일상화되어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맥주를 제외한 조리식품의 이동판매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그동안 사실상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다. 이번 규제 합리화는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부위원장의 제안을 계기로 추진됐다.
정부는 2016년 야구장 내 맥주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사례를 참고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와 식약처는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법령 유권 해석을 통해 야구장 등 체육시설 내 조리식품 이동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조리식품의 특성을 고려해 식중독 예방 등 국민 건강과 식품안전을 위한 위생·안전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마련해 업계에 사전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접객 영업자가 현행 규정과 지침에 따라 준수해야 할 사항을 구체화한 것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조리식품을 포장하는 공간은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며, 조리·포장 과정에서 이물 혼입이나 병원성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위생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조리·포장에 참여하는 사람은 위생모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동 판매자 역시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청결한 복장을 유지하고 설사나 복통 등 증상이 있을 경우 판매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조리식품을 직접 취급하는 경우에는 건강진단을 받은 후 판매에 나서야 한다. 다만 배달앱을 통해 배달되는 음식처럼 완전히 포장된 상태로 제공되는 경우 건강진단 의무는 면제된다.
관람석에서 이동 판매할 때는 조리식품 포장에 사용하는 기구와 용기를 식품용으로 표시된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 운반용 박스는 물세척이나 물티슈, 소독제 등을 이용해 세척·살균하는 등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동 판매 과정에서도 이물 혼입이나 미생물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업계에서 궁금해할 만한 사항에 대한 질의응답도 마련됐다. 핫도그만 이동판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는 핫도그 외에도 이동판매 시간 동안 품질이 유지되도록 관리할 수 있다면 츄러스, 닭강정, 하이볼 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은 제품의 보관 온도만 유지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김밥이나 도시락, 샌드위치 등 가열조리하지 않은 식재료가 포함된 제품은 고온다습한 야외 환경에서 식중독 위험이 높아 이동판매 품목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조리식품을 관람석에서 판매할 때는 최대 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소비자에게 즉시 섭취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권장된다. 판매하지 못한 조리식품을 매장에서 다시 판매하는 것은 식품위생 관리와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조리식품 포장은 완전하게 밀봉하거나 식품용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등 조리식품별 특성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 완전히 포장되지 않은 경우 이물 혼입이나 미생물 오염 우려가 있으므로 이동 판매자가 각별히 주의하고 식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운반용 박스는 판매하는 조리식품의 온도를 잘 유지하고 외부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제품이라면 어떤 것이든 사용 가능하다.
이동 판매자와 영업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사항도 있다. 이동 판매자는 식품을 취급하는 만큼 개인위생 수칙을 잘 준수해야 하며, 조리식품을 가지고 화장실 등에 출입하거나 방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품접객업 영업자는 이동 판매자가 개인위생 수칙 등 필요한 위생 관리 요령을 숙지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박용진 부위원장은 “정부가 국민의 일상 속 불편에 무감한 것은 국민 권익 침해나 다를 바 없다”며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법령 해석과 제도 개선을 통해 작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규제혁신 성과를 지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규제합리화위원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불편 규제를 적극 발굴·개선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