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사개위)가 지난 1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송전망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전력정책 대안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정책의 문제점을 짚고, 현장의 시각에서 갈등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박지원(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공동주최로 참여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대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서해안의 당진, 태안, 보령에 있는 석탄발전(17GW)에 사용하던 송전망을 서해안 재생에너지로 접속해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AI 시대를 선도하려면 첨단산업의 골든타임인 지금,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선제적인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 이순형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 원칙을 중심으로 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 자급률이 높은 지역에 반도체, 데이터센터를 세워야 한다는 기술적·정책적 근거가 바로 지산지소”라며, “사회 인프라 공동 건설 원칙 아래 KTX 철도망 하부에 16GW급 전력망을 동시에 구축하는 미래 인프라를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토론은 안병옥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특임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전영환 홍익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 전력 소비가 우리나라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수도권 부족 전력에 대한 대책 없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기존 송전선 건설 계획을 대체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성래 전북완주 송전탑 백지화추진위원장은 “전북의 경우 송전탑이 지역 주민 의사와 다르게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성학 한국전력 계통계획처 정책실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전이 고민하는 부분도 오늘 제시된 방안과 다르지 않다”며 “한전에서도 지산지소가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송전망 갈등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력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참석자들은 지산지소 원칙을 중심으로 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