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제조업 현장에서 만연한 ‘공짜 노동’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서울 구로·가산디지털단지와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이어, 이번에는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로 포괄임금 오남용 감독을 확대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7월 10일부터 창원국가산단을 대상으로 ‘포괄임금 오남용 권역별 릴레이 감독’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감독은 지난 5월 발표된 ‘포괄임금 오남용 상시 감독 체계’ 구축의 세 번째 후속 조치로, IT·소프트웨어 업종에 집중됐던 기존 감독을 제조업 전반으로 확장한 데 의미가 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계약 시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을 기본급에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법적으로는 무효가 아니지만,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수당을 고정 지급하면서 정당한 초과근로수당을 누락하는 ‘오남용’ 사례가 끊이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편법을 막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권역별로 집중 감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창원국가산단 감독에서는 근로감독 기준에 따라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첫째, 포괄임금 등을 이유로 실제 일한 만큼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둘째, 급여 산정을 위해 근로시간 수와 연장·야간·휴일 근로시간 수를 적정하게 기록·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임금)와 제48조(근로시간 기록·관리 의무)가 핵심 근거다.
창원국가산단에 대해서는 이미 익명신고센터에 여러 제보가 접수된 상태다. 주요 제보 내용을 보면, 월 48시간의 고정 연장근로(OT) 약정금액 외에 추가 연장근로수당이 전혀 지급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또한 업무량이 많음에도 실제 근로시간을 입력하기 어려운 조직 문화와,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은 근태 기록 입력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 문제도 지적됐다. 이러한 편법적 임금 지급 관행은 특히 제조업 생산직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직과 사무직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릴레이 감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익명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에 따라 매달 감독 대상 지역을 추가로 선정해나갈 방침이다. 이미 감독을 실시한 지역이라도 포괄임금 오남용 제보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반복 감독을 실시해 위반 사업장에 대한 경고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포괄임금 오남용은 특정 업종이나 직종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모든 노동자는 노동관계법령에 따라 실제 일한 시간에 대해 정당한 임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창원국가산단 감독을 통해 제조 사업장 내 편법적 임금 지급 관행을 근절하고, 정당한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신고는 고용노동부 노동 포털(labor.moel.go.kr) 내 ‘포괄임금·고정OT 불법행위 신고센터’를 통해 누구나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다. 제보된 내용은 향후 릴레이 감독 대상지 선정과 감독 계획 수립에 적극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