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지난 5월 말, 레이저대공무기 '천광(天光)'의 핵심 부품인 레이저발진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천광'은 세계 최초로 지난해 12월 전력화된 레이저 대공무기로, 드론이나 무인기 같은 소형 비행체를 겨냥해 고출력 레이저를 쏘아 정밀 타격하는 신개념 무기체계다.
레이저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도 없으며, 전기만 공급되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1회 발사 비용이 매우 저렴해 경제성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전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드론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레이저발진기는 레이저 무기의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현재 미국, 이스라엘, 중국, 독일 등 일부 국가만이 자체 개발과 양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기술 이전과 수출이 엄격히 통제되는 분야다. 이번 국산화 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한화시스템이 시제 업체로 참여했다.
방위사업청은 '천광' 개발 초기에는 기술 성숙도가 낮고 드론 위협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해외에서 도입한 레이저발진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통상적인 '체계개발 완료 후 순차적 국산화' 방식을 탈피해, 체계개발과 동시에 더 높은 성능의 국산 레이저발진기를 병행 개발하는 도전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레이저발진기는 기존 해외 도입품보다 출력 등 주요 성능이 약 50% 이상 향상됐다. 이를 체계 시제에 탑재해 추가 시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드론 격추 시간은 기존 2~4초에서 1~2초로, 무인기는 10초 이상에서 수초 이내로 크게 단축됐다. 또한 '천광'의 국산화율은 금액 기준으로 76%에서 90%로 상승했다.
국산화한 레이저발진기는 지난 5월 국방규격 제정을 완료해, 앞으로 '천광' 양산 물량부터 국내 기술로 만든 제품이 적용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 정기영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레이저 무기는 선진국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며 "앞으로 더 높은 성능의 국산 레이저발진기가 적용되면 적 드론·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독자적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차기 레이저대공무기(Block-Ⅱ) 체계개발 사업을 통해 출력과 정밀도를 더 높이고 소형·경량화 등 성능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